북구(구청장 박천동)는 30일 오후 2시 화봉동 북구청소년문화의집에서 고교생 50명을 대상으로 2014 주민참여예산학교 '찾아가는 예산교육'을 실시했다.
주민참여예산교육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청소년 예산교육은 주민참여예산제 도입 이후 북구는 물론 울산에서는 첫 시도여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교육은 울산대 산학협력단 안성민 교수가 맡아 '예산의 이해와 주민참여예산제도' 주제 강의, 주민참여예산 정책제안 실습, 소감발표 순으로 이어졌다.
우선 안성민 교수는 학생들에게 예산과 주민참여예산제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예산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행위를 변화시키고 미래 비전과 전략을 포함한다. 따라서 주민참여예산제는 예산편성 과정에 지역주민이 참여해 지역문제를 제시하고 직접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올바른 주민참여예산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높아야 하고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이 같은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강의 후 학생들에게 주민정책 제안서를 나눠주고 청소년을 위해 무슨 사업이 필요한지 작성하고 직접 발표하게 했다. 처음 접하는 주제에 학생들은 어떤 제안을 했을까.
송현석(울주군 천상, 고1) 군은 “먼저 이런 유익한 교육이 좀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감과 함께, “공업탑 청소년문화의집 또는 북구청소년문화의집처럼 청소년을 위한 휴식공간을 많이 만들자. 학생들이 정말 쉴 곳이나 놀 곳이 없어 PC방으로 내몰리게 된다. 거창하진 않아도 노래방기기나 보드게임, 동아리방 등을 갖춘 작은 쉼터가 동네마다 있으면 청소년 문화가 건전해질 것이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김인식(울산에너지고1) 군은 '비가 내리거나 밤이 되면 도로 차선이 보이지 않아 운전하는 부모님의 안전이 걱정되므로 차선을 형광물질 재료로 바꾸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밤에 하교하는 길이 너무 어두우므로 가로등을 더 설치해 달라', '도로에 풀이 너무 자라서 보행이 불편하므로 제거해 달라', '쓰레기통이 필요하다', '학교에 와이파이존을 설치하자', '등교시간 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정류장 그늘막과 벤치를 늘이자', '부족한 축구장을 더 만들자', '급식지원을 늘려 질을 향상시키자', '공중화장실을 많이 만들어 달라' 등 평소 학교를 오가며 느끼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관심을 많이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며, “올해 교육이 시발점이 되어 다음에는 좀 더 심화된 교육과 토론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또, "어른들뿐 아니라 이런 교육이 확대돼 청소년과 소통하면서 청소년 정책을 청소년들이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구는 주민역량 강화를 통해 주민참여예산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했다. 이번 청소년교육 외에도,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8월 20일, 21일 여성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계층별 찾아가는 예산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