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 의지해 노숙생활을 하던 70대가 동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따뜻한 명절을 보내게 됐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조모(73,남)씨는 지난 1980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거듭하던 고국을 찾아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기를 타고 사업이 잘 되는가 싶더니, IMF여파로 갑작스런 부도를 맞으며
고달픈 한국생활이 시작됐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생활해 온 조씨는, 변변한 일자리 없이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경비를 서며 근근히 생활을 해오다, 나이가 들어서는 그 일마저 힘에 부치며, 별 다른 경제활동 없이 기초연금 20만원으로 버텼다.

하지만, 월세가 밀리면서 집을 나오게 된 그는 이집 저집을 전전하다, 결국에는
한 달 전부터 병영일대 학교와 공원에서 텐트에 의지해 노숙생활을 해 왔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병영1동 주민센터(동장 손중익)는 우선 조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매달 긴급주거비 2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인근 여관에 거처를 마련해 주고, 봉사단체의 도움으로 생필품도 제공했다.

조씨는 "일본에 가족이 있지만 너무 오랜 세월 왕래가 없다보니 도저히 연락할 길이 없었다"며, "내 일처럼 나서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준 동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병영1동은 조씨가 다양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손중익 동장은 "처음 발견당시 70이 넘은 고령에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 매월 48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조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지역사회의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