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봉 회장사단법인 전국주부교실 울산시지부

내 이웃집 아저씨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하청업체에 다니다 올해 5월에 퇴직을 하게 되었다. 그 집 아줌마 얘기를 듣자니, 신고하지도 않았는데 6월 달에 집으로 건강보험증이 배달되어 그런대로 기분이 좋았단다. 자녀들은 아직 학생들이라 직장 다니는 가족이 없어 지역보험자격을 취득한 것이다.
그런데 6월말에 보험료를 납부하라는 고지서가 왔는데 무려 18만 5천여 원을 내라는 것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그래도 월급이 3백5십만 원이나 되어 건강보험료를 십만 원 정도 내었는데, 직장 잃고 소득이 끊긴 마당에 건강보험료는 뻥튀기 되었단다.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 알아보니, 살고 있는 아파트, 자동차에다 식구 4명의 성별, 나이 등을 기준으로 했다고 설명을 하는데, 보험료를 메기는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도저히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었단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우리나라 전 국민은 기초생활수급자를 제외하고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아파서 병원에 갈 때는 직장보험증이나 지역보험증을 보여주고 치료를 받는다. 누구나 건강보험료는 능력에 따라 형평성 있게 부담하고, 보험혜택은 누구나 동일하게 받아야 하는 것이 사회보험의 원리인데,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보험료 부담에 있어 너무나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것 같다. 지역보험 가입자는 집과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식구가 늘어나면 보험료가 더 올라간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월급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고, 직장보험증에 올라가는 식구가 몇 명이 되던 보험료는 올라가지 않는다.

 필자는 왜 그런지 궁금하여 건강보험공단에 자세히 알아보니 현재 보험료 부과기준은 이렇게 되어 있다고 한다.

보험료 부담유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직장에서 받는 월급만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는 사람, 월급 외에 연간 종합소득이 7,200만원 초과하면 월급과 종합소득 2가지에 대하여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람,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는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 원을 초과하면 소득금액, 재산과표액, 자동차세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 원 이하이면 재산, 자동차에다 식구들의 수, 성별, 연령, 재산, 자동차의 보유정도에 따른 추정소득을 계상하여 보험료를 부담하는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이외에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는 사람, 연금소득이 연간 4천만 원이 초과하면 연금소득에 재산, 자동차까지 포함하여 보험료를 내는 사람도 있다.

너무나 복잡하고 이해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은 부과체계는 우리나라가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시작할 시점에 실제 소득이 파악되는 사람이 너무 적어 어쩔 수 없이 보유하는 소득, 재산, 자동차 등으로 생활형편에 따라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부과되는 보험료에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정당하고 합당하다고 인정하겠는가?

 공단 관계자들도 15년 전의 보험료 부과체계가 시대의 변화을 반영하지 못하고 계속 유지되다보니 국민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고 많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고 한다.
밀려드는 보험료 민원, 부담능력을 잘 반영하지 못해 생계형 체납자가 계속 증가하고, 보험료를 체납하고도 계속 진료를 받고, 부자들은 고액의 지역보험료 회피를 위해 직장가입자로 허위취득하고, 실직자·은퇴자는 소득이 없음에도 오히려 보험료가 증가하고, 올라가는 진료비를 반영하여 보험료 인상이 어려움 등이다

 이와 같은 불공정하고 불형평한 보험료 부과체계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전 국민에게 동일한 부과기준으로 보험료를 부담토록 하여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는 소득만으로 부과할지, 소득을 중심으로 기본보험료를 부과할지, 재산을 추가할지, 점차적으로 개선할지, 일괄적으로 할지 등에 대해서만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이 동일한 보험혜택을 보면서도 여러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사람에 따라 제각각 적용되고 있는 불형평한 부과기준에 대해 하루 빨리 '동일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외부칼럼은 본지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글/ 박보봉 회장 
사단법인 전국주부교실 울산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