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태 부울경뉴스 기자

1989년 우리나라에 전국민 건강보험이 실시된 지도 26년이 지나고 있다.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제도 시행 12년 만에 전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함으로써, 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건강보험을 살펴보면, 다원화된 보험료 부과체계, 진료비 심사지불 방식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건강보험료 부과와 관련한 민원은 연간 약 5,700만건에 달할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어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이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생활이 어려워 일가족이 자살한 송파구 세 모녀 세대의 경우, 아무런 소득이 없는데도 월세와 가족수에 보험료가 부과되어 매달 5만원씩 보험료가 부과되었다고 하는 언론을 통해 접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경우 재산, 소득, 자동차, 가족수에 따라 차등부과하고 있는데, 누구는 집(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누구는 집(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이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저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어느 집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다른 집 아이는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고, 어느 집은 가족 수가 많으면 보험료를 많이 내는데, 다른 집은 가족 수가 아무리 많아도 보험료와 관계가 없고, 어떤 사람은 월급에만 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누구는 월급외 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같은 연금소득인데도 누구에게는 보험료가 부과되고, 누구에게는 안되고 … …
이와 같은 보험료 부과 관련 민원사례는 너무 다양하고 많아서 이루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인데, 현재의 보험료 부과체계가 불형평하고 불공정한데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공단은 ‘동일한 보험 집단에 있는 가입자들에게는 동일한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라는 구체적인 부과체계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치적, 제도적 이유로 인해 진행사항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공단은 불형평한 보험료부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여야 하며 이를 지연시키는 그 어떠한 논리나 행위도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이다.

UN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될 새로운 새천년 개발 목표(post-MDGs)에 ‘보편적 건강보장(UHC)’을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리의 건강보험제도가 글로벌화할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제도 수출을 통한 연관 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보험료 부과체계 등 관련 제도를 시급히 개선하여 우리의 우수한 건강보험제도의 대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글 / 이종태
부울경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