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뉴스 대표 안태준 박사

얼마 전 실직한 지인이 건강보험료 때문에 피곤하다며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직장 다닐 때는 월 59,900원의 보험료를 부담했는데 실직으로 지역가입자로 되니, 월 185,080원으로 직장 다닐 때보다 3배 이상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해 보험료와 관련된 민원이 5,730만 건으로 전체 민원 7,160만 건 중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민원 중 86%, 이의신청위원회 구제신청의 78%가 보험료 부과와 관련된 민원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5년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보건복지 민원 중 건강보험 민원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렇게 건강보험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답답함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며칠째 언론매체를 통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이 보도되고 있고, 그에 따른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보험급여(의료서비스)를 받는 기준은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여 세계적인 보편적 원칙을 따르고 있으나, 보험료를 부담하는 방법은 가입자의 부담능력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사람에 따라 서로 달리 부과하는 다원화된 체계로 되어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직장가입자의 경우 보수외 소득 연간 7,200만원을 기준으로, 이하자는 보수월액으로, 초과자는 보수월액에 보수외 소득을 합산하여 부과하고 있다.
이와 달리 지역가입자의 경우 연간 종합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이하세대는 재산, 자동차, 평가소득을 합산하여 부과하고, 초과세대는 소득, 재산, 자동차를 합산하여 부과하는 4원화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앞에서의 사례와 같이 실직 또는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동되면 소득이 감소하였음에도 보험료는 오히려 높아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의 보험료부과체계는 전 국민 건강보험을 시행할 당시인 89년에는 낮은 소득파악율로 인하여 다원화된 부과체계가 필요하였으나, 소득파악율이 92%인 현재에는 보험료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과 직장 구분 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되어 있음으로 보험료부과체계 단일화 개선방안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현재 동일한 보험집단에 속해 있는 가입자(전 국민)들에게는 동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여, 형평성 있고 공정한 보험료 부담과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보험료부과체계 단일화 개선방안이 활발한 사회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길 기대해 본다.
글/안태준
부울경뉴스와 부울경신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