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산복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해 산복도로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감동을 전 국민과 함께 나누고 널리 알리기 위해 실시한 산복도로 여행체험수기 공모전 심사결과 수상작 26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행됐으며, 공모결과 전국에서 143편의 흥미진진한 산복도로 여행체험수기가 접수됐다.

부산시는 1·2차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우수 1편, 우수 2편, 장려 3편 등 입상작 6편과 가작 20편 등 모두 26편의 당선작을 뽑았다.

최우수상은 박건수(경기도 의정부시) 씨의 ‘두근두근 산복도로 갤러리 데이트’가 차지했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로맨틱하게 고백하기로 한 남자가 산복도로에서 그곳을 정성스레 소개해 여자의 호감을 사면서 연인이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산복도로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장소임을 젊은이의 시선에서 소개하면서, 산복도로가 멋진 데이트 장소가 된다는 스토리텔링까지 더해 참신하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은 변재영(대구시) 씨의 ‘고랑도 이랑 될 날 있다’와 이우화(부산시) 씨의 ‘슬리퍼를 신은 어린 왕자’가 차지했다. 변재영 씨는 초량동 168계단에 얽힌 동생과 어머님의 어두운 기억이 이바구길 탐방 후 바뀌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풍부한 이야기와 문학적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우화 씨는 감천문화마을을 천천히 살피며 마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시도했다.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 돋보이며, 공간에 투사된 내면묘사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장려상은 △감천을 거슬러 올라간 연어, 유년의 골목길을 누비다(조은영) △지구별 산복도로 여행자(홍지연) △내 유년의 추억이 어린 산복도로를 찾다(전영준)가 차지했다. 가작은 ‘부산역에서 산복도로 가는 길, 같이 걸을래?’등 모두 20점을 선정했다.

최우수상(상금 100만 원·시장상)을 비롯한 입상자 전원에게 소정의 상금을 준다. 또 우수작품은 부산시 공식 블로그 ‘쿨부산’ 등에 게재하고, ‘산복도로 이야기(2)’ 책자로 발간해 시민공감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 결과 산복도로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근현대사의 역사적 산물인 산복도로 지역이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정여행 대상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작품 설명>

최우수상(박건수)	제목 : 두근두근 산복도로 갤러리 데이트   한 남자가 맘에 드는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 한다. 멋진 곳에서 로맨틱한 방법으로 고백하고 싶은 그의 선택은 바로 산복도로 갤러리 데이트. 남자는 역사,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그곳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소개하며 여자의 호감을 산다. 여자 역시 그런 그에게 점점 호감을 갖게 되고...남자는 마지막 ‘사랑해요 정류장’을 통해서 자신의 맘을 직접 전달하게 된다. 여자는 남자의 재치있는 고백에 역시 재치있는 답변을 해준다. 둘은 산복도로 갤러리에서 연인이 된다.
우수상(변재영)	제목 : 고랑도 이랑 될 날 있다   고향에서 농사짓던 동생이 대퇴골을 다쳐 평생 목발신세를 지게 되면서 전답을 정리하여 부산 초량동 산복도로로 이사한 후 제수씨가 노점상으로 생계를 꾸렸다. 후일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셋방도 들어올 사람도 없고, 집도 팔리자 않아 낙담한 동생의 알콜중독이 심해져 1999년 40세로 작고했다. 설상가상 장례식에 오시던 어머니마저 계단에 넘어져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별세하시면서, 필자는 동생에게 고통을 주고 어머님까지 앗아간 계단길이 원수 같아 잊고 지냈다. 그런데 금년도 동생 기일 날 제수씨 주선으로 초량 이바구길 탐방 후 생각이 바뀌었다. 옛것을 살린 사람중심의 개발이 좋았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삶이 주는 힐링과 추억에 감동했다. 애물단지이던 집이 대물단지가 되어 밝아진 모습의 동생가족들을 생각하며 쓴 초량 이바구 열차 탑승기이다.
우수상(이우화)	제목 : 슬리퍼를 신은 어린왕자   게스트하우스 매니저로 근무하며 감천문화마을을 인기를 마뜩치 않아하던 필자는 보통의 여행기가 아닌, 동네를 찬찬히 살피며 마을의 핵심을 간파해보려는 노력을 기록했다. 동네를 탐사한 끝에 알게 된 점은 첫 번째는 행정, 예술, 주민공동체가 절묘한 균형점을 이루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기본적은 규칙성을 바탕으로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 앞으로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이 질문을 하면 이렇게 말하리라. “거기에 가면 슬리퍼 신은 어린 왕자를 그려 놓은 벽화가 있는데 말이죠, 그 그림이 꼭 감천문화마을을 비유적으로 그려놓은 것 같아요.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공간이 일상을 발에 끼고 자리잡고 있거든요. 아마 가보면…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장려상(조은영)	제목 : 감천을 거슬러 올라간 연어, 유년의 골목길을 누비다   필자는 한국전쟁 때, 스물아홉에 남편을 나라에 바친 외할머니와 유복자 외삼촌과 어머니에게 감천은 가난하고 힘든 곳이었지만, 그곳 생활은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숙명 앞에서 절망도 했지만 감천에서 뿌리를 내려 아들도 낳고 딸도 낳고 희망을 품었던 외삼촌은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그 집에 살 때가 제일 좋았다. 너 숙모가 작업복을 빨면 어찌 그리 시멘 가루와 모래가 나오든지..내가 옥상에 올라가서 빨래도 널어주고....” ‘여기 보이는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의 말처럼 비록 가난한 삶 속에서도 가족이 있었기에, 삼촌은 행복했으리라.
장려상(홍지연)	제목 : 지구별 산복도로 여행자   필자는 부산을 여행하는 많은 외국인 여행객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소개하면서 그들과 함께 여행한 부산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나눴던 이야기를 글로 옮겨 썼다. 감천문화마을을 여행했던 친구들 중에서 특히 깊은 이야기를 나눴던 화제를 대상으로 중국, 칠레, 프랑스에서 온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과거를 지키면서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발전’이라는 에피소드에서는 다방면에 걸친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 상해와 비교하면서 진정한 발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가볍게 이야기해보았다. ‘항구도시 부산의 역사 지구’에서는 부산과도 닮아도 너무 닮아있는 칠레의 발파라이소를 통해 유네스코 역사지구의 의미와 지역 거주 주민에 대한 배려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았다. ‘문화예술의 힘을 가진 한국의 몽마르뜨 언덕’에서는 프랑스의 유명한 관광지인 몽마르뜨 언덕이 문화예술의 힘없이는 파리의 외곽지역에 그쳤을 것이라는 추측을 통해서 지역문화의 힘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결국 부산의 산복도로는 항구도시 부산의 역사를 간직하며 문화와 예술의 색깔을 창조적으로 입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미를 짚어보았다.
장려상(전영준)	제목 : 내 유년의 추억이 어린 산복도로를 찾다   오랜만에 산복도로를 찾았다. 내 유년의 추억이 어린 그곳을… 떠나있었던 세월이 20년이 성큼 넘었다. 다시는 오지 않을 듯 훌쩍 떠났던 여기를 다시 와서, 멀리 눈에 와 닿는 부산 앞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지난날의 추억들이 바로 엊그제 일처럼 떠오른다. 중학교 진학을 못하고 세상을 회색빛으로만 바라보던 내 소년시절의 아픔. 조숙했던 산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며 어린 나이에 술 담배를 입에 댔던 이야기. 손으로 그린 5천 원 권 지폐로 수박 한 통을 사려 했다가 위조지폐범으로 징역을 살 뻔 했던 동네 청년의 사연과, 그를 구하려고 온 동네가 팔을 걷어붙인 ‘짠’한 이바구. 그리고 사람, 사람, 사람들… 학교를 갈 수 없었던 내겐 산동네가 울타리 없는 학교나 마찬가지였는데 나는 거기서 세상을 배우고 생각을 키우며 나이를 먹어갔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 70 밑자리에 이르러 또 다시 산동네를 기웃거린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여기에 보탤 수 있는 나의 재능은 무엇일까?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