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성남동에서 홀로 사는 김모(53)씨는 심혈관 질환 등으로 10년 넘게 고생하고 있다.

지인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그는 몸이 좋지 않아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어, 폐지수집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자녀가 있긴 하지만 이혼하면서 연락이 끊겨, 사실상 남남이나 다름없는 처지다.

지원이 절실하지만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다.

이름뿐이지만 부양가족인 자녀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딱한 사정을 들은 이웃과 복지공무원의 도움으로 부양가족이 있음에도 가족관계 단절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난 4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이처럼 중구청이 현장중심의 복지행정으로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달 생활보장위원회를 열어, 총 46가구를 기초생활수급가구로 지정했다.

특히, 서울 '세모녀'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법적인 잣대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방문을 통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 내에서 기초생활수급가구를 선정했다.

실제로 전체 46가구 가운데 신규는 15가구이며, 나머지 31가구는 부양가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가구에서 제외될 처지에 있었다.

하지만 중구는, 법적인 판단보다는 현장방문을 통해 이름만 가족일뿐 실제로는 전혀 왕래가 없고,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들 모두를 기초생활수급가구로 재지정했다.

대다수가 이혼 등의 이유로 가족이 붕괴된 상태로 홀로 살고 있으며, 불편한 몸으로 인해 근로능력이 떨어지면서 언제든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구의 판단이다.

현행법에는 자녀 등의 부양가족이 존재하고 경제활동을 할 경우 부양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급대상에서 제외한다.

선정된 가구는 생계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 1인 기준으로 매달 최대 48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울산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총 15,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중구지역이 4,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중구청 관계자는 “세모녀 사건이후 법적인 판단보다는 현장방문을 통해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수급자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역민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