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팩, 너는 다시 모아져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노크, 스케치북, 색종이로 바뀐단다. 그리고 유리병 너도 깨끗이 씻겨서 새로운 유리병이 되고 다른 것들도 재활용 마크가 있는 것은 모두 다시 쓸 수 있는 소중한 물건이란다.”  지난 5월9일 오전 10시30분 부산 사하구 하단동 하단어린이집에서는 어린이 60여명이 무대에 오른 동화구연 강사의 ‘쓰레기 왕 선발대회’ 이야기에 눈을 반짝였다.

 음료수캔, 우유팩, 플라스틱, 유리병 등이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지만 재활용할 경우 다른 물건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평범한 내용이 재미있는 동화구연으로 재탄생하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동화구연은 사하구 자원순환과 직원들이 쓰레기 감량을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작업에까지 참여해 만든 창작동화로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행정기관에서 쓰레기 줄이기를 위해 주로 사용한 방법으로는 CCTV, 양심거울 등을 활용한 무단투기 단속이나 성인들 위주의 교육, 재활용기관 방문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어린이를 상대로 한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사하구는 어릴 때부터 쓰레기 줄이기의 습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교육 대상 연령대를 확 낮추고 동화구연의 방법으로 어린이집을 찾아가게 됐다. 이를 위해 하단1동 주민센터의 동화구연 강사를 섭외해 머리를 맞대고 30분간의 창작동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든 비용은 지난해 부산시의 자원순환행정 종합평가에서 받은 상사업비를 재투입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사하구는 지역 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신청 접수를 받아 연말까지 총 24개소에서 ‘쓰레기 왕 선발대회’ 동화구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며 호응이 좋을 경우 내년에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홍보수첩, 부채 등 홍보물 제작․배포는 물론 생활 속 의식 전환을 위해 지역의 버스업체인 동진여객과 동원여객의 협조를 받아 사하구를 경유하는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 160대에 ‘먹을 만큼 밥상 차리기, 쓸 만큼 물건 구매, 재활용품 분리배출’이라는 문구가 담긴 폐기물 감량 스티커를 부착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