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성국하동소방서 예방대응과 소방장

지난 설 소방공무원 생활 20년 만에 온 가족과 함께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뵀다. 격일제 근무로 또는 당직근무로 제대로 가족들과 명절을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번 설에는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도 한 것 같고 가족들에게도 그동안의 미안함을 만회한 좋은 시간들이었다.

본가 거실은 난방비 때문에 기름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아 늘 추웠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거실 한켠에 분위기 있는 조그만한 나무난로가 설치되어 있어 온 가족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러나 거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소화기를 찾을 수 없었다. 창고에 박혀있던 소화기를 거실에 비치하고 안전조치를 취했다. 그때 문득 스쳐가던 생각이“가지고 있던 소화기도 비치를 안했는데 다른 가정들은 오죽이나 할 까 싶었다.

불은 이중인격자다.
불을 잘 다스리면 도움을 주지만 방심하면 엄청난 불행을 준다.

2013년 전국화재 통계 분석에 의하면 총40,932건의 화재 중 주거 시설에 13,387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전체 화재발생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사망자 307명 중 202명이 주거시설에서 사망하였으며, 부상자의 경우 총 1,877명 중 874명이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약50%에 육박한다.

주택 화재시 소방차량의 진입이 곤란하고 인명 및 재산피해의 우려가 높아 소방법상 2012년 2월 5일부터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기존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유예)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는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가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발생 상황을 감지해 감지기 자체에 내장된 음향장치로 경보하는 감지장치의 일종으로 화재 시 신속한 대피를 가능케 하며 소화기는 초기 화재 발생 시 소방차 1대 보다도 더 큰 효력을 발생할 수 있다.

화재는 평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만약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초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화재예방과 대응에 효과적인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우리집에 기초소방시설을 미리미리 설치하고 활용법을 익혀서 유사 시 내 가족의 안전은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한다.

글/하동소방서 예방대응과 소방장 빈성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