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뉴스는 2012년 11월 27일 오전 10시 건보공단 기장지사에서 최근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발전을 위해 제도 개혁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 보고서를 만들어 정부에 건의한 내용을 건강보험공단 문성보 기장지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문성보 건보공단 기장지사장
▲ 공단이 지난 8월에 내놓은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이라는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이 보고서는 2011년 11월에 취임한 김종대 이사장님이 35년 동안 바뀌지 않은 건강보험 시스템을 미래 지향적으로 근본을 바꾸겠다고 선언하고 올해 1월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건강보험 도입 35년과 통합공단 12년의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임직원과 노사가 함께 만들어 지난 8월 5권짜리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내놓았습니다. 여기에는 저출산, 고령화와 노인의료비 급증,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문제 및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발전 방안 등이 담겨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 제공, 효율적 지출관리를 위한 급여결정구조 정립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개선방안 등 입니다
▲ 공단에서 이런 보고서를 내 놓은 이유가 있나요?
“왜 나만 보험료를 많이 내느냐”, “실직했는데 집과 차가 있다고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부터 수명이 길어지는 것과 함께 늘어나는 만성질환의 증가, 보험료를 내는 사람의 감소(저출산) 등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요인들 때문에 현재 건강보험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또, 2011년 전체 인구의 11%에 해당하는 노인인구의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33%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약 46%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현행대로라면 건강보험의 재정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위기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또한, 2011년 한해에 접수된 건강보험료 부과 관련 민원이 무려 1억 2200만건에 달합니다. 직원 1인당 37건을 처리하여 부과관련 민원으로 인해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었습니다.
▲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부과체계가 중요한데 현행 보험료 부과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려면 소득과 재산 등에 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전국민 건강보험을 준비하던 1987년 우리나라 정부의 소득파악률은 겨우 10%에 불과했습니다. 또 지역에 따라 소득 파악이 거의 되지 않는 지역도 많았습니다. 직장가입자는 소득파악이 쉬웠지만 지역가입자는 파악할 수 있는 소득이 거의 없었는데, 당시 아파트와 자동차는 사치품에 속했고 가격도 매우 높았습니다. 그래서 부과기준에 집과 차를 포함시켜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구성원 모두가 차를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는데 이를 부과기준에 포함시키는 것은 사실 불합리합니다. 즉, 35년 전 기준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2000년 직장보험과 지역건강보험의 조직과 재정이 하나로 통합됐지만 보험료 부과체계는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기준이 여전히 달라 상상을 초월하는 민원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직 또는 은퇴 후 소득이 없거나 감소한 사람의 경우 집과 자동차가 있어서 보험료가 오히려 높아지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또 근로소득만 있는 직장가입자와 다른 많은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간 불형평성, 이를 이용해 위장취업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도 초래하고 있습니다
▲ 소득파악률이 낮아 소득중심의 부과체계 단일화가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경우 소득파악률이 낮기 때문에 소득 기준으로 부과체계를단일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과, 부가가치세 등 소비를 기준으로 건강보험의 재원을 확보할 경우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소비는 거의 같이 하기 때문에 소득 역진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먼저 우리나라 소득자료 보유율을 분석해보면 공단은 건강보험에 가입한 전체 2,116만 세대(증번호 기준) 중 79.7%인 1,686만 세대의 소득자료를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3%인430만 세대만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료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430만 가구 중 4000만원 이하 금융소득자, 양도 ․ 상속 ․ 증여 소득자 등의 자료를 국세청으로부터 넘겨 받아 건강보험료 부과소득에 포함할 경우 소득자료 보유 가구는 95%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구별이 아닌 개인별로 보더라도 소득파악률은 낮지 않습니다. 또, 소득 역진 문제를 우려하고 계시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현재 생활필수품이 광범위하게 부가가치세의 면제 대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소득 역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할 수 있습니다.
▲ 현행 건강보험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3원화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하고 지역가입자는 다시 연간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부과요소를 달리 적용함에 따라 실직, 은퇴, 취업 등으로 자격변동 시 보험료 차이가 발생하는 등 부담의 불 형평성 및 제도의 신뢰성도 저하되었습니다. 따라서 직장 ․ 지역 구분은 물론 피부양자 제도를 없애는 대신 의료급여 수급자를 건강보험 가입자에 포함해 통합 관리하고 모든 가입자에게 소득을 기준으로 단일 보험료 부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한 모의시험 결과 보험료율은 5.5%(현재 5.8%) 소비세는 0.54%P 인상, 국고지원금, 담배부담금, 의료급여비 국고부담금은 현행 유지하는 안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럴 경우 전체 가구의 92.7%는 건강보험료가 내려가고 7.3%만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은 없습니까?
건강보험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보장성이 확실하다면 국민들의 불만은 크지 않을 것 입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보험료율은 올랐지만 보장률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가 연평균 12.9%나 증가했지만 보장률은 오르지 않았고, 2010년에는 작년(2009년)보다 1.3%포인트 낮아진 62.7%를 기록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질병치료 서비스는 포괄적으로 급여가 돼야 함에도 법정비급여가 너무 많고 임의비급여는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고 현행 보험구조의 모순으로 진료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과 OECD 국가들의 선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강보험 목표 보장률을 2017년 80% 수준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설정했습니다, 한정된 재원으로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이 가장 필요하고 경제적 보호가 시급한 부분의 의료비부터 보장 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소득층을 보호하고 재난적 의료비 부담을 완화해 주고, 필수의료는 보장성을 대폭 확대할 예정입니다.
▲ 선진국 수준의 80% 보장률을 높이기 위한 재원마련 방안은 무엇입니까?
보장률 확보의 전제조건은 재원확보 입니다. 향후 5년간 보장성 확대를 위해 36조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소득 중심으로 부과체계를 단일화하고 부과소득 범위를 확대시키는 방법으로 5년간 약 23조3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고, 예방 및 건강검진 서비스 강화를 통해 8조5000억원, 급여결정 체계 개선 및 지출합리화를 통해 6조2000억원을 아낄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대사증후군 건강위험 요인 보유자 사후관리 및 나트륨 섭취량 감소사업 등으로 4조 5265억원, 고혈압 및 당뇨질환자에 대한 건강지원 서비스 실시로 3조9260억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쇄신위원회의 연구와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결과입니다.
▲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는 어떻게 제공됩니까?
공단은 개인의 소득과 진료기록, 검진기록 등 개인의 중요 정보를 국내 어느 기관보다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현재 가지고 있는 자료 수는 1,200억 건에 달합니다. 그리고,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 전 국민의 진료내역과 건강검진내역으로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완료 하였습니다.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예방과 건강검진, 치료, 장기요양 등 전 생애에 걸친 평생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 실행방안으로 각종 검진사업을 통합하고 연령별, 성별 특성을 고려하여 검진 프로그램을 개편하고 영․유아, 청소년, 성인, 노년으로 연속성있는 체계를 갖추어 전국민 평생 맞춤형 건강검진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또한, 공단 ․ 지자체 간 역할분담을 통한 효율적인 검진사후관리를 수행하고, 건강검진결과와 IT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후관리 저변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습관개선, 합병증 예방, 질환관리를 포함하는 통합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건강정보 DB를 활용한 차별화된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증진센터 기능 재정립으로 지역 건강증진사업 허브기관으로 육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그동안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며 불안정한 행보를 계속해 왔는데, 이 같은 재정불안은 보험급여에 관한 의사결정을 보험자(건강보험)가 중심이 돼 책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보험자가 아닌 심사기구가 의료공급자로부터 직접 진료비를 청구해 받고 공단은 심사결정 내역에 따라 급여비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로 단순청구까지 모두 심사기관을 거치면서 열악한 재정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급여 결정은 국민의 요구와 부담능력, 보험재정 상황, 보험급여 시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험자의 역할이 충실히 작동돼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급여결정은 외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이뤄지고 공단은 재정책임만을 떠안는 구조입니다. 결정과 책임이 한곳에서 이뤄어질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
장기요양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OECD 평균(65세 이상 어르신의 12.1%)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매년 인정점수를 단계적으로 내리고, 등급판정 도구의 개편 등으로 수혜대상자를 확대(2017년까지 9.5%)하여 등급에서 탈락한 경증치매 질환자에 대해서도 수혜대상에 포함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현재의 등급인정 유효기간이 기본적으로 1년(예외적용 2년)이라 유효기간이 너무 짧고 중증의 수급자도 획일적으로 적용받고 있어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인정유효기간을 최소 1년으로 하되 심신상태의 변화가 없을 때에는 2~3년으로 연장하여 국민불편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고 수급자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가족이나 요양보호사의 편의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단에 통보되는 급여제공계획서의 확인에 어려움이 있어 이용자 특성에 맞는 구체적 급여제공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서비스 제공에 대한 보험자의 확인기능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