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의 원형이란 무엇인가, 화두를 품게 만드는 무대!

국립부산국악원(원장 박영도)은 오는 10월 26일(금) 오후7시30분~27일(토) 오후4시 양일간 국립부산국악원 대극장(연악당)에서 제5회 무용단 정기공연 “통영춤의 본질과 미학”을 개최한다. 본 공연은 무형문화재의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기획한 공연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의 고형(古形)인 통영입춤, 통영칼춤, 통영북춤을 선보인다.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제5회 정기공연 “통영춤의 본질과 미학”은 오래된 것일수록 원형에 근접한다는 시간성의 가정(假定)아래 출발하여 통영춤의 산 증인이자 승전무 보유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구성하였다. 특히, 스물여섯의 나이에 최연소 예능보유자가 되었던 통영의 춤꾼, 엄옥자 예술감독의 해설을 곁들여 승전무의 숨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공연구성은 통영입춤, 통영칼춤, 통영북춤 순으로 진행한다. 본디 승전무는 경남 통영지역에서 전해지는 전통춤으로 북춤과 칼춤, 두 개의 춤이 하나로 합해져 완성된 춤이다. 승전무는 조선시대 통영교방청 여령들이 전장에 나가있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을 비롯한 삼도수군통제영 군사들의 사기를 돕기 위해 연회석이나 배위에서 춘 춤으로, 오늘날에는 충무공의 탄신제와 기신제의 제례악으로도 올린다. 본 공연은 “승전무”의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에 따른 추이와 양상 등을 재현하는 무대로 승전무의 시원, 지정과정, 명칭, 음악, 춤사위, 복식 등 무형문화재 전승과 보존을 위해 과거와 현대를 소통하게 한다. 무용수의 호흡과 힘이 온 세상을 채울 것 같은 “북춤”, 역동적이며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칼춤”, 섬세한 발디딤과 흥과 멋이 묻어나는 고운 춤사위 “입춤” 등 통영북춤, 통영칼춤, 입춤에서 승전무로 합설되었다 다시금 통영북춤, 통영칼춤, 통영입춤으로 불리워지길 희망하는 승전무의 옛 모습이 원형보존이라는 화두를 품고 선보인다.

특히 주목해 볼만한 점은 통영삼현육각 음악을 복원하기 위해 현존하는 음향자료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1967년 승전무 발굴당시의 통영 세병관에서 녹음된 음원(현 소장자 엄옥자 예술감독)을 기본으로 반주음악을 재현한 점이 매우 주목할 만 하다.

국립부산국악원 엄옥자 예술감독은 “승전무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이후, 주위의 여러 여건으로 춤사위가 부풀어지고 방대해지며 순수한 원형의 틀을 잃어버렸다. 이에 새로운 관심으로 환기하여 승전무 고형 찾기를 한다”며 승전무를 발굴하고 계승하는 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 승전무 예능보유자로서 조심스럽게 공연의도를 밝혔다.

통영삼현육각의 제례악과 소박하면서도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춤이 어우러진 승전무는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 연주단 등 총 30여명 출연진의 연주와 몸짓으로 펼쳐진다. 예술감독 엄옥자, 연출 이재환, 무대디자인 황경호가 완벽한 삼박자를 이뤄 보고 듣고 느끼는 환상적인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해설을 아름다운 글로 엮는데 장설화 작가가 함께하였다.

공연관람은 취학아동 이상으로 전석 8,000원이며, 국립부산국악원 홈페이지 또는 전화예약 가능하다. 그리고 만22세 이하 청소년, 만65세 이상 경로우대(동반1인), 장애인(동반2인), 유공자(동반1인), 생활보호대상자, 병역명문가 및 다자녀가정은 5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국내거주 외국인, 20인 이상 단체관람은 20%할인혜택이 적용된다.

승전무 고형(古形)찾기

문화는 그 지역 자체에서 발생한 것이든 타 지역에서 들어와 그 지역의 주민성에 맞게 변질된 것이든 그 지역에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연행되어지면 그것은 그 지역의 전통문화가 된다. 대부분 전통문화의 흐름은 문화변용(하층-상층-하층)에 따라 하층문화속의 춤이 상층문화화 되면서 전문춤꾼에 의해 추어지고, 전문춤꾼이 속한 관주도적 단체가 해산되면서 그 춤이 민간에 전하여진 형식으로 사회환경과 제도의 영향에 의해 변화되는 흐름이 일반적인 추세다. 이는 춤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기인한 것으로 ‘승전무’ 또한 예외는 아니다.

경남 통영에서 전해지는 ‘승전무’는 북춤과 칼춤, 두 개의 춤이 하나로 합해져 완성되는 전통춤이다. 승전무는 1592년 삼도수군통제사영이 통영에 설치되었던 시절부터 영문교방청(營門敎坊廳)에 속해서 조선말(1896) 영문이 해산될 때까지 통영에서 연희되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취고수청과 교방청은 없어졌으나 그 속에 있던 교방청 예기(藝妓)들은 민가로 옮겨 조합형태로 계속 그 예맥을 유지해왔다. 한일합방 이후 일제 강점기에도 그 맥을 이어온 승전무는 6.25전쟁의 혼란기를 맞으면서 연희가 일시 중단되었다가 1962년 제1회 통영한산대첩제전이 열리면서 군점 행렬속에 8선녀가 등장하였고, 이것이 승전무 발굴의 계기가 되었다.

현재 전승되는 승전무는 교방청에 적을 두고 있었던 김해근(1847~?)의 직계제자인 이국희(?~?)로부터 정순남(1906~1983) 그리고 현 예능보유자(엄옥자, 한정자)로 이어지며 전승되고 있다. 1968년 발굴 당시에는 통영북춤만이 지정되었고, 1987년 재조사 끝에 통영검무를 포함하여 중요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로 재지정, 현재까지 추어오고 있다. 두 개의 춤이 하나로 합일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교방청 출신인 김해근과 이국희로부터 정순남에게로 전수되어진 승전무는 본디 통영북춤과 통영칼춤, 그리고 입춤이라는 이름으로 추어졌다. 지정 당시 승전무 중 칼춤은 발굴 중인 진주검무와 같은 종목으로 평가되어 배제되고 통영북춤만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때 승전무를 문화변용의 흐름으로 본 당시 문화재 조사위원의 의견에 따라 역사적 배경이나 춤의 계보가 정재(궁중무용)쪽으로 흘러갔고, 악사들의 연주방식이나 복색 등도 마찬가지로 궁중무용 양식으로 규정되었다. 그리하여 처음 무희 4명과 소리기녀 4명으로 구성된 소박하고 깨끗한 통영북춤은 전국민속경연대회 출품용으로 화려하고 세련된 승전무(통영북춤)로 원무4명과 협무8~12명으로 변형되었고, 소박하면서도 섬세한 디딤과 흥과 멋이 묻어나는 고운 사위의 입춤이 승전무 중 북춤의 협무로 자리잡게 되었다. 승전무의 명칭 또한 일반적으로 창사의 내용이 충무공의 충의와 덕망을 추앙하며 전승을 축하하고 군졸들의 사기를 북돋는데서 유래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승전무 발굴 당시 통영교방청 기녀들의 증언에 기초하여 지역의 학자들이 ‘승전무’라 명명하였다.

이와 같은 승전무의 실상은 춤의 원형이란 무엇인가 하는 원형보존의 화두를 품게 한다. 원형이란 ‘본디의 형상’ 또는 ‘근본형태’로 풀이하며, 발생론적 관점에서 본래의 형태를 원형으로 이해하는 의미이다. 그러나 무형문화재인 춤은 주체와 전승의 시․공간, 또는 존재조건의 변화에 따라 역동적인 가변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원형이 아닌 가장 오래된 고형만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춤은 일부 지정당시 기록한 조사보고서 내용과 차이가 있거나 또, 기록된 내용과 ‘오늘, 여기’ 현재의 춤에 변개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는 춤이 유형의 산물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생동하는 사람의 몸짓에 의해 이루어지는 무형의 산물이라는 점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우리춤 원형 찾기 기획으로 승전무 고형의 미학을 찾아가는 이번 공연은 오래된 것일수록 원형에 근접한다는 시간성의 가정(假定)아래 출발하여 통영춤의 산 증인이자 승전무 보유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구성한다.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의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구성하되 故정순남의 증언, 현 보유자인 한정자(승전무보존회장)․엄옥자(무용단 예술감독)의 구술을 근거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이번 무대에서는 춤의 장르별 특징을 고려하여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에 따른 추이와 양상 등을 재현하는 무대로 무형문화재 전승과 보존을 위한 연구의 토대자료로서 전통과 현대를 소통하게 한다.

통영북춤, 통영칼춤, 입춤에서 승전무로 합설되었다 다시금 통영북춤, 통영칼춤, 통영입춤으로 불리워지길 희망하는 승전무의 옛 모습이 원형보존이라는 화두를 품고 선보인다. 춤의 완벽한 복원은 불가능할지라도 살아있는 보유자의 해설을 통해 승전무의 숨은 이야기 속에서 통영춤의 본질과 미학을 찾아볼 수 있다.♣

공연내용 및 구성

순서	작 품 명	내 용	비고
1	통영입춤	통영입춤의 유래는 달리 기록되어 전하지 않는다. 다만, 발굴 당시 통영북춤의 짜임새는 무희 4인과 서서 발림을 하며 북노래만 부르는 소리기녀 4인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지정당시 故정순남은 “북춤, 칼춤 배우기전에 기본춤(입춤)을 추었다”하였고, 이에 소리기녀들이 그냥 서 있기보다는 자연스레 춤을 추는 것이 나을 듯하여 입춤을 추도록 춤의 구도를 잡았다. 그리하여 오늘날 승전무 북춤은 원무와 협무가 함께 창사를 부르며 입춤을 추는 형태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승전무 북춤의 원무와 협무 중 협무의 고형인 통영입춤을 따로 독립시켜 선율형태는 남아있지 않으나 흥과 멋이 살아있는 고운 춤사위를 장구장단과 구음에 실어 선보인다.
2	통영칼춤	통영칼춤의 칼놀림은 정교하고 동작이 섬세하며 조심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칼춤의 춤사위는 크게 한삼춤, 손춤, 칼춤으로 진행한다. 한삼춤은 물결을 따라 움직이듯 병선에서 노 젓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으며, 손춤은 한삼을 벗고 자연스럽게 앉아 추는 춤으로 엄지와 약지를 갈지자형으로 어루는 독특하고 교태스런 손모양으로 표현한다. 칼춤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몸짓과는 대조적으로 칼을 든 무사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위엄이 있다. 즉, 춤사위는 한삼을 어루만지듯 유연한 손놀림으로 한국춤의 기교와 세련미, 옛 장수들의 기상 등 씩씩한 기백과 여성스러움의 섬세함이 대비를 이룬다. 이번 무대는 계보에 밝혀진 4인무를 8인무로 확대 구성하여 선보인다. 반주는 삼현육각(三絃六角)으로 염불도드리와 타령, 느린타령과 빠른타령, 다시 염불도드리 순으로 연주한다.
3	통영북춤	북춤은 무희 4인이 중앙자리에 북을 놓고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청, 백, 적, 흑의 네 가지 색의 두루마기를 입고 북을 치며 입춤, 앉은춤, 북춤, 창사춤으로 진행한다. 북춤은 긴 호흡과 정지한 듯 품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힘, 무게 있고 우아함이 그대로 표출되는 춤사위에서 향토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북춤에서 가장 대표적인 춤사위 ‘머리위돌림사위’는 양팔을 위로 들어 손목을 살짝 돌리며 한 팔을 다른 한 팔에 걸쳐 내리는 동작으로, 쉬운 듯 어려워 묘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또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무무적인 형태를 잘 보여주는 ‘삼진삼퇴’는 신명과 활달함을 보여주는 사위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는 무희 4인과 소리기녀 4인 구성으로 통영북춤의 고형을 선보인다. 반주는 삼현육각(三絃六角)으로 염불도드리 장단으로 시작하여 타령, 자진타령, 굿거리장단으로 이어지며, 충무공의 충의와 덕을 기리며 승전을 축하하고 장졸들의 사기를 북돋는 뜻의 창사를 부른다. 통영북춤에서 연희자들이 춤을 추며 직접 창을 하는 것은 궁중무를 제외한 다른 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 중 하나이다. 지화자 지화자 지화자 지화자 * 즐거움-좋고 좋고 좋고 좋다 달아 높이 고이 돋을사 * 달노래-진중의 한 공간을 뜻함 어기야 어기 어기여차 * 뱃노래-병선의 운항을 뜻함 우리 우리 충무장군(대감) 덕택이요 * 이충무공의 노래-충무공의 높은 공을 찬양함 낙지자(樂之者) 오날이야 * 승리의 노래-싸움에 이겨 즐거움 지화 지화 지화자 지화허라 지화자 * 좋고 좋고 좋구나, 얼씨구나 좋구나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