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한 한 세무공무원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부산 부산진구(구청장 하계열) 구세과 신정길 과표평가계장. 신정길 계장은 최근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주최한 제1회 전국 지방세 담당공무원 생활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신정길 부산진구청 과세평가계장

생활수기 공모전에는 세무업무 현장에서 경험한 각종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100편의 수기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신계장의 “새신랑! 내말 좀 들어보게”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계장의 수기는 지방세를 납부하기 위해 구청을 방문한 고령의 할머니와 관련된 에피소드다. 신계장의 수기는 약간의 치매기가 의심되는 할머니의 세금납부를 도와주고, 그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30분 넘게 들었으며, 집을 잘 못 찾는 할머니가 걱정돼 직접 자신의 차로 집을 찾아 모셔다 드리는 등 거의 3시간 동안 할머니를 위해 배려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선행에도 할머니의 딸로 보이는 여성의 항의성 전화를 받고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에 빠졌으나 금새 극복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수기에 적혀 있다.

당시 그 여성은 “신 계장이 할머니를 꼬드겨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납부토록 한 것 아니냐”며 항의를 했다가 자초지종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

당시 신계장은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세급 납부를 위해 구청을 방문한 할머니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차마 할머니를 모른 체 할 수 없어 끝까지 할머니를 도와줬다고 한다. 그의 수기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민원인에 대한 친절함이 잘 나타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신 계장은 이번 최우수상뿐만 아니라 2011년 행정안전부와 서울신문이 주관한 제1회 지방행정의 달인 공모에서 세정분야 달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부산시 올해의 세정인에 선정됐고, 행안부 주관 지방세 발전포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진구 내에서는 2006～2009년 4년 연속 부산진구 혁신마일리지 최우수상을 받는 등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개인 수상 24회, 기관 및 부서 표창 12회를 받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과 톡톡튀는 아이디어, 남다른 열정을 가진 공무원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신 계장을 눈여겨 본 중앙정부에서 신계장을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당시 신 계장은 가정형편 등을 들어 정중하게 사양했다.

신계장은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마음 씀씀이에서도 최고의 공무원이다. 수기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받게 된 시상금 2백만원을 올해 5월 간암투병중 세상을 떠난 동료직원의 가족들을 위해 쾌척하기로 해 훈훈한 동료애까지 보여주고 있다.

신정길 계장은 “5살 때 어버지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굶기도 많이 굶었고 동사무소에서 배급되는 밀가루를 받아 수제비를 끓여 여섯 식구가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가난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계장은 남편을 잃은 그 미망인과 그의 어린 두 딸이 마음에 걸려 시상금을 내놓기로 했다는 것.

신 계장은 지난 12년 동안 어린이재단에 기부를 계속해 왔고 2010년에는 각종 시상금 50만원을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부산진구청에서 실시하는 소외계층 아동을 돕기 위한 드림스타트사업과 어린이대공원 무료급식, 매실보육원의 축구선수 돕기 등 각종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간부공무원 회의때 “민원인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신 계장의 배려심과 친절정신, 그리고 따뜻한 동료애는 모든 공무원이 본받을만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진구는 신정길 계장의 수기를 부산진구청 홈페이지내의 부산진구신문 8월호 7면에 게재할 계획이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