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은 기장군에 속하지만 신고리원전은 기장군과 울주군이라는 두 광역시에 겹쳐 있어 지역 구도에 대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원전은 안전성이 생명이자 우선이므로 두 군의 모든 시설물은 집중관리가 필요하며 신고리원전은 고리원전의 연장이어서 울주군 서생면은 기장군에 편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차웅 기장군향토사연구가

현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 그리고 울주군 서생면은 구 동래군에 속했던 지역이다. 지리적으로는 동해남부에 위치하여 기후 등 환경 조건이 같으며 지형적으로는 송정과 해운대 사이에 장산의 지맥이 뻗혀있고 서생면 진하리와 온산읍 강양리 사이는 남창천이 흘러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이들 지역이 기장 또는 좌천 중심의 동일 생활권에 속하며 수산분야에 있어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는 품질 면에서 같아 기장산(機張産)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관광자원도 예외일 수 없다. 부산도시공사가 동부산관광단지 추진의 일환책으로 기장해안에다 세계적 수준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중이지만 인근에 국립수산과학원, 부경대수산연구소, 죽성왜성, 해동용궁사, 아시아드 골프장, 장안사 등으로는 부족하다. 서생면 진하리에 있는 서생왜성은 기장의 죽성왜성과 함께 임진왜란 당시 가등청정이 있었던 곳으로 일본인들의 내왕이 잦아 기장군으로서는 이곳을 비롯한 진하해수욕장 그리고 대송간절곶과 연계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기장군과 울주군 서생면은 자연 및 인문환경이 거의 같고 더구나 원전지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행정적인 단일화가 절실하다. 물론 두 지역을 통합함에 있어 명분은 원전이지만 이해관계로 인해 쉽지는 않다. 울주군으로서는 서생면을 잃는 만큼 원전으로부터의 지원금이 줄어들게 되어 찬성할 리 없다. 서생면 역시 울주군으로부터 지원이 계속되어 왔고 어업인들도 수협의 혜택이 적지 않아 기장군 편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원전의 앞날을 내다본다면 행정적인 통합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기장관내 수협도 경영이 울산수협에 못지않고 울주군청이 남창 또는 인근지역에 이전되지 않은 한 서생면민들에게 큰 도움은 없을 것이며 설사 서생면을 기장군에 내어준다 해도 원전 반경으로 보아 울주군의 수익금 감소는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임으로 이 문제는 울주군 자체보다 서생면민들의 의지와 행동여하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행정적 단일화가 되지 않아 문제가 심각한 예도 있다. 현재 기장군 지역은 어업권보상문제 등으로 (주)한국수력원자력과 어업인 간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행정구역마저 달라 동시에 다뤄지지 않음으로써 한 지역의 보상은 다른 지역의 보상책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지역개발세를 양쪽 군에 주고 있고 관련 법규에 의거 지역주민지원책을 펼치고 있으나 그렇다고 지역민들의 원성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울주군이 신고리라는 행정명칭에서 벗어난다 하여 통합의 명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안전이 담보되는 원전지역이 행정적으로 단일화 될 경우, 원전의 집중관리에 따른 홍보비 및 업무추진비 등의 예산 절감과 함께 두 군의회의 의결 절차와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등 중첩된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한 지역개발세와 지역주민지원사업이 두 지역에 분산되는 것보다 한 곳에 집중됨으로써 지역개발을 극대화 하고 지역민과의 소통도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리와 신고리원전의 집중관리를 위해 창구가 단일화가 되어야 함에도 지역 간의 이해득실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또 있다. 가상이긴 하나 부산시로서는 기장군을 제외하면 원전시설과 도심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울산시보다는 여건이 나은 편이라 하여 서생면과의 통합 등에 소극적이라면 기장군으로서는 울산광역시에 편입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국토해양부(부산광역시)와 한국수력원자력 당국은 서생면을 기장군에 편입하여 현행의 체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구 동래군과 같이 울주군 서생면과 해운대구 송정동 그리고 기장군을 통합하여 원전특별지구지정 내지는 독자적인 위성도시(기장시)가 되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원전 당국과 지역주민들 간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원전에 대한 효율적인 집중관리가 될 수 있다. 행정 단일화에 따른 추진 방안은 아래와 같다.

다음

o 제1 안 : 신고리원전은 고리원전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원전지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행정적인 단일화가 필요함에 따라 울주군 서생면을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편입하여 현행의 체제 유지. (제1 안 불가시 제2 안 추진)

o 제2 안 : 울주군 서생면을 기장군에 통합과 동시에 기장군을 울산광역시에 편입. (제2 안 불가시 제3 안 추진)

o 제3 안 : 현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 그리고 울주군 서생면은 구 동래군에 속했던 지역이므로 이들 지역을 통합하여 원전특별지구지정 내지는 독자적인 위성도시(예 : 기장시)가 되도록 관련 특별법 제정.

끝으로 원전단지에 따른 향후 과제이다. 원전주변지역은 고리와 신고리원전으로 인해 핵 밭인데다 동물인 소도 위험을 느껴 접근을 꺼린다는 송전탑이 숲을 이루고 있다. 전자파의 영향도 적지 않다. 원전지역일수록 저인구지대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점진적인 마을철거와 함께 원전 반경 5km 이내는 녹색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원전시설의 보호구역과도 같은 대단위 숲의 조성이야말로 원전이라는 이미지를 최소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장려되어져야 할 것이다.

2012.7.28

민원인 : 김차웅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기장향토사연구가

* 상기의 칼럼은 본지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