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인 정월대보름 축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30회를 맞이하는 ‘제30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의 볼거리는 단연 달집이다.

정월 대보름 전국 대표축제로 손꼽히는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의 명성에 걸맞게 15m 높이의 달집 크기도 국내 최고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대목수인 故 최창환 씨가 20여 년간 달집 만들기를 진두지휘했다. 달집짓기에 있어 무형문화재급인 최창환 씨는 2010년 병환으로 65세의 나이로 갑자기 사망했다.

올해 달집은 행사를 주최한 (사)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원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 해운대 장산과 기장 달음산, 금정산 등에서 구해온 잔솔가지는 무려 40톤. 대마디가 터지는 소리를 듣고 악귀가 놀라서 달아난다는 전통적인 주술에 따라 대나무도 달집 짓기에 사용했다.

달집이 세워진 5일 오후부터 6일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달집으로 모여들었다. 풍요의 상징인 대보름달 아래 모든 액과 부정을 불살라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새해를 맞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복채와 함께 달집 안에 매달았다. 집안에 아픈 이가 있는 사람은 환자복이나 속옷을 싸와서 완쾌를 기원하며 매달기도 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달집에 ‘해운대해수욕장 모래복원사업 국가사업 지정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님 감사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해운대구민과 부산시민의 열망이었던 해수욕장 복원사업이 추진 10년 만에 국가사업으로 지정돼 보존의 길이 열린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현한 것이다.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는 6일 정오부터 민속경연대회, 오륙귀범 재현, 먹거리 장터, 민속체험장, 길놀이, 달집태우기, 월령기원제, 강강술래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오후 2시 10분 해운대구청 앞 온천비 앞에서 신라말 진성여왕 시절 나라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성대무’가 재현됐고, 이어 해운대 온천욕으로 천연두가 씻은 듯이 나았다는 진성여왕 피접행렬, 임금이나 군대가 행진할 때 뒤따르던 취타대와 용 캐릭터의 퍼레이드가 거리를 수놓았다.

월출 시각은 오후 4시 22분경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가 진행됐다. 오후 5시 30분에는 어선들이 먼바다에서 고기잡이를 끝내고 오륙도를 지나 해운대로 돌아오는 오륙귀범이 재현됐다. 오륙귀범은 예부터 ‘해운 8경’의 하나로 꼽힌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