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곳은 경상남도 동래군 사상면 덕포리 160번지 이다. 이곳은 지금 1962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부산광역시 사상구 덕포1동이 되어있다.

즉 사상 촌놈이 부산사람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과 소년시절 그리고 청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옛날과 너무나 모습이 많이 바뀌어서 명절 때 큰집에 가 보면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그 때는 사상에 초등학교가 사상초등학교 하나밖에 없어서 엄궁, 학장, 주례, 모라, 삼락등에 있는 학생들이 덕포리에 있는 학교까지 걸어서 다녔다.

그러니 사상 어디를 가나 동창생이 있다. 나는 집이 덕포리 학교 옆이라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나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입학을 했는데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 까지 사상역에서 전 학생이 벽돌을 날아다가 학교를 지었다.

3학년 2학기와 4학년과 5학년 1학기를 공부하다가 6.25 한국전쟁이 터져서 3일 만에 학교를 피난민들에게 내어 주고 그 뒤 미군(518통신대)이 차지하여서 이듬해 작은설(음력 섣달그믐)낮에 난로 과열로 불이 나서 학교를 다 태워버렸다.

그걸 쳐다보는 사상 사람들 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학교는 벽돌로 된 뼈다귀만 남았다.

우리는 뒷산에 미군이 준 텐트에서 공부를 하다가 졸업을 하여 졸업앨범도 없다. 면사무소 앞에서 단채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어디로 가버렸는지 없다. 옛날에는 초등학교 운동회가 있으면 온 사상 사람들 다 모여서 면민 찬치가 벌어지는 날이었다.

학생들 운동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면민 체육대회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동창회를 하면 사상 사람들 다 모인다.

마을 앞강에서 여름이면 미역 감고 잠자리 잡던 곳 겨울이면 설매 타던 강이 없어지고 낙동강 둑 넘어 갈대와 부들과 잡초가 무성하던 곳에 학교 갔다 오면 소 먹이러 가서 모래사장에서 씨름하다가 더우면 강에서 헤엄치던 곳이 지금은 체육공원으로 바뀌어 있다.

낙동강 둑에 달밤이면 아가씨와 데이트하면 오리가 머리위로 꿱꿱 거리며 날아다니던 곳이 강변도로가 되어 버렸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시절이었다. 지금은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옛날 친구들과 고추 내어 놓고 뛰어놀던 그 때가 그리워진다.

1967년 낙동강 둑에서 친구들과 저 멀리 엄궁과 낙동강 하구가 보인다.

지금은 강변도로로 변했다.

글/권세용 기자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