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피해도 구제

번지점프 등 레저스포츠 분야의 안전기준도 마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정책위원회를 개최하여 금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의‘소비자정책 기본계획’과 금년도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소비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에는 공정위를 비롯한 모든 중앙행정기관, 16개 광역자치단체, 한국소비자원, 금융감독원 및 소비자단체들이 시행할 소비자 시책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정책 기본계획은 ‘소비자가 주역이 되는 시장 구현’을 비전으로 하여 안전한 소비환경 구축,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 조성, 소비자 교육 및 정보제공의 효율화, 소비자 피해의 신속·원활한 구제, 소비자와 기업의 상생 기반 조성 등을 기본방향으로 하여 만들어진다.

◈ 소비자 피해 구제 강화

< 1인 영세사업자도 ‘소비자’로서 보호 >

현행 소비자기본법상 1인 영세사업자는 소비자가 아니므로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에서 피해를 당하더라도 소비자원으로부터 구제를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1인 영세사업자들은 사업에 필요한 물품 등을 구입할 때 사실상 일반소비자와 그 지위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절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민사소송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의 개념에 개인택시사업자, 포장마차, 자동판매기 운영업자 등 1인 영세사업자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금년 중에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사례 1】개인택시기사 D씨는 택시영업용으로 K사의 자동차를 구입하였는데, 타이어에서 심하게 소음이 발생하여 수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음이 멈추지 않자 타이어의 교환을 요구함. 그러나 K사는 그 요청을 거절함

【사례 2】포장마차를 운영하는 A씨는 포장마차의 포장을 새롭게 하였는데 영업 중에 비가 새었고, 이에 포장업체에 포장을 다시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포장업체는 그 요청을 거절함

【사례 3】노점을 운영하는 B씨는 노점에 불을 밝히기 위해 구입한 이동식 발전기에 대해서 4차례나 수리를 받음. 판매업체는 한번 더 문제가 발생하면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하였으나, 막상 다시 하자가 발생하자 그동안 제품을 사용한 대가로 40만원을 공제한 후 환불해주겠다고 함

【사례 4】C씨는 커피자판기를 구매하였는데, 구입 후 1달이 지나자 계속 고장이 나서 4차례나 A/S를 받음. 이에 교환 신청을 하자, 판매업체는 추가비용을 내고 더 비싼 제품을 살 것을 권유함

<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피해도 구제 >

현재 소비자원의 피해구제 대상은 민간사업자가 제공한 물품 등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로 한정했다. 우편, 우체국 보험, 상수도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는 불포함했다.

이에 우편이나 우체국보험, 상수도서비스 등 공공서비스 분야도 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금년 중에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사례 1】E씨는 6년 전 우체국에서 10년 만기·20년 보장되는 암보험과 종합보험에 가입하고 2년간 3백만원 정도를 납부한 후 계약을 해지함. TV 광고에서는 보험해지 시 납입금의 80%를 환급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30%만 지급받음

【사례 2】F씨는 ‘09년에 이율이 4.5%인 우체국 비과세저축상품에 가입하였음. 그런데 2년 후에 해지를 하려고 보니 ‘09년에 이미 3.9%로 이율이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음. 2년 동안 이율 변동에 대해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하였으나, 우체국으로부터 시스템상 문제라는 답변만 들음

【사례 3】G씨는 우체국 택배로 프린터기를 전달받았는데, 프린터기가 심하게 파손되어 사용이 불가하였음. 우체국에 손해배상을 요청하자 우체국 측은 물품 발송 의뢰 시 우체국 직원은 파손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언급을 하였다는 이유로 면책을 주장함

【사례 4】H씨는 평소 9천원 정도의 수도요금을 지불하는데, 몇 달 전 이유없이 10만원 이상의 요금이 청구됨. 시청 상수도과에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검침원의 실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 청구된 요금도 시정해주지 않았음

< 국경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 추진 >

해외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제품·서비스의 구매나 해외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이에 관련된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구제방법에 대한 정보의 부재,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피해를 구제받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에 우선 금년 중에 한국과 일본 간에 소비자피해 구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의 소비자원과 일본의 소비자청은 한-일 국경간 거래에서 발생한 자국민의 소비자피해를 접수하여 상대국에 통보해주고, 통보를 받은 기관은 상대국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자국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피해구제를 해주도록 조치하게 됐다.

【사례 1】I씨는 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 일본여행을 가기 위해 일본의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나리타행 항공권을 구입하고 신용카드로 대금을 지불함.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여행이 어려워져 취소를 요구하자, 항공사측은 항공권이 저가이고 환불불가를 안내하였다는 이유로 거절함

【사례 2】J씨는 4년 전 일본 여행 중에 골프채를 구입하였는데, 국내 골프연습장에서 사용하던 중 골프채 헤드가 떨어져나가 뒤에 있던 사람이 심하게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함. 해당 제조업체의 국내 수입사에 문의하였으나 자신을 통해 판매된 제품이 아니므로 보상해줄 수 없다고 함

<공정위의 사건처리와 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연계>

담합이나 부당표시·광고 등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하여 공정위가 사건처리를 완료하는 대로 소비자원은 신속히 피해소비자를 모집하여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 안전한 소비환경의 구축

< 번지점프 등 레저스포츠의 안전 강화 >

번지점프, 래프팅, 스키와 같은 레저스포츠의 경우에 위험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안전규정이 없어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해도 보상이 어려웠는데, 문광부는 레저스포츠 종목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련 근거 규정을 신설하고 구체적인 안전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 권장안전사용기간 표시 대상 전기제품 품목 확대>

전기제품의 장기 사용에 따른 부품·배선의 노후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감전·화재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지경부 기술표준원)는 현재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3개 품목에 한해 시범실시 중인 권장안전사용기간 표시제도의 적용대상 품목을 금년 중에 에어컨과 TV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권장안전사용기간이 경과된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무상으로 안전점검을 해주도록 하는 제도도 병행하여 시행할 예정이다.

< 수입식품 검사 명령제 도입>

위해 수입식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식약청은 국내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위해발생의 우려가 제기된 식품 등을 대상으로 통관 이전에 검사를 받도록 식약청장이 명령할 수 있는 제도를 금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식약청은 ‘검사명령 세부 운영 지침’을 제정하기로 했다.

< 음란물, 도박 등 유해정보를 적발하는 통신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

어린이·청소년에게 유해한 인터넷상 음란물이나 도박 등의 정보를 신속하게 적발하여 조치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관련 키워드만 입력하면 해당 불법사이트를 추출해내고 자동으로 증거화면을 캡쳐 해주는 ‘통신 모니터링 시스템’을 금년 중에 운영할 예정이다.

< 음식점의 원산지표시 대상 품목 확대 >

농식품부는 현재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쌀, 배추김치 등 6개 품목에만 적용되는 음식점의 원산지표시제를 금년 4월부터 광어, 우럭, 참돔, 낙지, 미꾸라지, 뱀장어 등 6개 수산물과 찌개용·탕용 배추김치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원산지 표시제를 위반한 음식점 등의 명단은 현재는 농식품부, 시·도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소비자원, 시·군·구 홈페이지, 인터넷 포털을 통해서도 공개할 계획이다.

< 스팸 메일·문자 억제 방안 추진 >

방통위는 휴대전화·이메일 스팸을 감소시키기 위해, 스팸 전송경로 제공사업자인 이동통신사, 인터넷 포털 등을 대상으로 스팸 유통현황을 반기별로 측정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 신뢰할 수 있는 거래환경 조성

< 온라인 쇼핑몰의 위법행위 억제를 위해 핫라인 구축 >

허위광고, 고의적인 반품 지연 등 온라인 쇼핑몰의 위법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공정위와 네이버 등은 인터넷 포털이 핫라인(Hot-line)을 구축하여 법위반 내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법위반행위 시정이나 위법광고물 삭제 등의 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기술적 대책 의무화 >

보이스피싱은 주로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는 자가 국내전화인 것처럼 번호를 조작하는 수법을 통해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방통위는 공공기관 전화번호로 변조된 번호를 필터링하여 차단하거나 수신자에게 걸려온 전화가 국제전화임을 알 수 있게 안내하는 조치를 통신사업자들에게 부과하기로 했다.

< 농식품 인증제도의 공통 표지(logo) 도입 >

친환경 농수산물, 우수농산물 인증 등 다양한 인증제와 관련하여 농식품부는 금년부터 인증제를 단순화하고 인증표시도 단일화하여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 소비자교육 및 정보제공의 효율화

< 가격·품질 비교정보 생산 확대 >

단순 소비재 외에 내구재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정보의 내용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사용경험 등을 포함하여 제공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 ‘온라인 컨슈머 리포트’ 조기에 출범 >

공정위는 소비자종합정보망을 활용하여 ‘온라인 컨슈머 리포트’를 금년 1분기 내에 출범시키고, 분유, 가습기, 형광등 등의 가격·품질 비교정보부터 제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 합리적인 거래·소비 문화 확신을 위한 정보 제공 강화 >

공정위는 카르텔·부당 표시광고 등 위법행위가 있었던 품목, 소비자의 정보 제약으로 수요가 왜곡된 품목 등을 대상으로 적정 가격 수준이나 합리적 소비 방법 등에 관한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금년에는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수입 관세가 없어지는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 소비자가격의 인하 정도에 관한 정보도 생산하여 제공하기로 했다.

<소비자교육 강화>

공정위는 소비자교육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인, 장애인, 가정주부, 결혼 이민자 등 교육대상별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동영상교재, 연극 기법, 점자책 등 교육교재나 교육기법을 보다 다양하게 개발하여 활용할 계획이다.

◈ 소비자와 기업의 상생 기반 조성

<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활성화 지원 >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직거래 채널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대형유통업체에 버금가는 주요 유통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대해 세제 지원, 지정기부금 단체 등록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생협 연합회 차원에서 영위할 수 있는 공제사업이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공제사업 인가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 CCM(소비자 중심 경영) 제도 활성화 >

CCM 제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증·재인증 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중소업체에도 CCM 도입이 확산되도록 대기업과 중소업체간의 CCM 합동도입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소비자정책 기본계획에는 3년 단위의 중기적 계획으로서 소비자 시책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추진할 소비자 정책 과제가 구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바, 특히 이번 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그동안 소비자보호 관련법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사각지대(영세사업자, 공공서비스 이용자)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비자교육, 정보제공 등과 관련한 민간 소비자 단체의 참여를 확대하여 민간 차원의 소비자 운동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