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장

오 인 석

개발과 보존, 인간과 자연이라는 상충적인 단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위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결코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고 살 수는 없다. 자연과 인간,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다.

수자원의 확보와 관리에 있어서도 과거, 치수기능 중심의 댐, 보의 건설이었다면, 최근의 댐이나 보는 생태환경 보전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어도이다. 어도(魚道)란 fishway, 즉 물고기의 길로서, 하천에 댐을 만들었을 때 소하 어류(遡河魚類)의 소하를 방해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만든 수로(水路)로 정의하고 있다.

낙동강하구둑은 해수가 낙동강으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해 부산시민들이 이용하는 생활, 공업,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1987년 준공되었고, 하구둑건설 당시 국내최초로 환경영향평가를 도입해 생태 환경보전 일환으로 어도가 설치되었다.

수심 3m, 길이 24m인 계단식 어도는 낙동강하구둑 좌, 우안에 각각 설치되어 웅어, 검정망둑과 같은 회유성어류의 이동을 돕는다. 어도의 상․하류에 설치된 보조수문은 만조시는 폐쇄하고, 간조시는 개방하여 담수를 바다쪽으로 흘러보내 회유성어류가 어도 내로 진입하도록 유인하여 강 쪽으로 회유를 유도한다.

어류의 이동통로인 어도의 역할을 하는 시설물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이 바로 ‘갑문 어도’이다. 원래 갑문은 선박이 하구둑을 가로질러 상, 하류로 왕래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선박의 왕래라는 본래의 기능외에 갑문을 열고 닫아 어류를 상․하류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의 활동을 위해 만든 시설물이 어류에게도 서식을 위한 시설물이 된 것이다. 어도가 염분농도의 변화에 강한 광염성 어류와 대형어류의 주 이동통로라면, ‘갑문어도’는 염분농도 변화가 적고 유속도 완만하여 다양한 어종과 크기가 작은 개체들의 주 이동통로가 된다. 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의 2008년 연구 결과에 의하면 총 약 48,000개체가 갑문어도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우리 부산권관리단에서는 ‘08년도부터 갑문어도에 Fish Locking 시스템을 적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Fish Locking 시스템이란 하방수문을 일정 시간동안 개방하여 하류의 어류를 갑문 내로 유인한 후 하류수문을 닫고, 상방수문을 개방하여 갑실 내의 어류를 강 상류로 방출시키는 운영방식이다. '10년부터 어류 이동효과를 높이기 위해 월별, 어종별 주요 이동시기 특성에 맞게, 기존에 3시간/cycle(하방수문 2시간, 상방수문 1시간)으로 운영하던 Fish Locking 시스템을 1.5시간/cycle(하방수문 1시간, 상방수문 30분)으로 개선하여 기존 최대 일 8회 운영횟수를 일 16회로 운영하여 어류이동 횟수를 증가시켰다.

현재 개선된 Fish Locking 시스템의 도입으로 어류이동의 개선효과 정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조사용역을 부경대학교 어류조사팀(책임연구원 : 곽석남교수)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다양한 어종이 하구둑의 어도와 갑문어도를 통해 상․하류로 이동하여 낙동강하구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낙동강하구를 찾아 강 상류로 이동하는 어류의 힘찬 움직임에 힘을 얻고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활발한 생태계를 가진 낙동강하구를 기대해본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