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6시가 되면 어김없이 교실 내부 불이 켜지고 하나 둘 얼굴의 주름살을 지닌 50~60대 중․노년층의 주민들이 모여 든다.

삐뚤 삐뚤 글씨체도 바르지 못하고 칠판 글씨도 침침해진 눈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있지만 배우고 싶은 열기하나 만큼은 젊은 이 시대의 중, 고등학생 못지않다.

이 곳은 생활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40～60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정고시를 대비한 야학을 펼치고 있는 남구 문현동의 남부중고등학교이다.

1972년 2월 천막학교를 시작으로 옛 남부경찰서 내에 남부실업학교로 설립되어 죄를 지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화의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시초다.

2008년 8월 이 곳 문현동으로 이전하면서 공부의 때를 놓친 40대 이상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야학 전문기관으로 변모하여 최근 몇 년사이 남구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정고시를 대비한 야학으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약 50여명의 주민들이 고입,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4월 10일 시험을 치룬 22명의 주민들 중 10명이 고입과 대입합격의 기쁨을 가졌다.

이러한 성과는 다른 검정고시학원 못지 않는 좋은 결과이며, 그 뒤에는 묵묵히 학업의 기쁨을 전해 준 24명의 현․전직 교사와 6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30명의 교사진이 똘똘 뭉쳐 이루어 낸 값진 성과이다.

2009년 9명, 2010년 25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이 학교는 올해 첫 시험에 두 자리 수의 합격자를 배출하였으며, 10월에 있을 2차 시험까지 치루고 나면 15～16명의 합격생 배출은 거뜬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 학교의 여건이 매우 좋은 편은 아니다.

남구청 소유의 건물에 무상 사용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공부를 가르치고 교사들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활동해 강사비 부담은 없으나, 낡은 시설과 각종 공과금, 부족한 비품 등이 학교를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욱이 교실 2개와 사무실 1개로 50명이 넘는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생활해야 하는 형편이라 시설 자체가 좁고 열악하다.

다행히 2009년부터 남구청으로부터 강사비를 지원받고, 올해에는 평생교육진흥원과 부산시의 각종 공모사업에 성인문해교육기관으로 지원받아서 예전의 어려움으로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서 이렇게 많은 검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한 것에 대해 교사들의 감회는 정말 남다르다.

남부중고등학교 관계자는 “40～60대가 주류인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강하고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런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앞으로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배움의 길을 잊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학업의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남부중고등학교 현황

- 위 치 : 부산 남구 문현3동 429-4번지 1층

- 학교장 : 김달현 (성지중 교감 퇴직)

- 교 사 : 30명 (현직교사 8, 퇴직교사 16, 대학생 6)

- 학 생 : 28명 (중등부 13, 고등부 15) *40대이상 80% 이상 차지

- 운 영 : 매주 월~금 18:00~21:55

- 재 원 : 학교운영위원회 회비 지원으로 운영

- 구지원사항 : 강사비 지원 (2011년 - 3,840천원)

- 기 타 : 평생교육진흥원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선정 (4,890천원 국비 지원예정)

□ 검정고시 합격자 현황

- 총 22명 응시생 중 10명 합격

(고입 검정고시 6명 중 4명 합격 / 대입 검정고시 16명 응시 6명 합격)

- 최고령자 : 고입 검정고시 - 배옥수(66세), 대입 검정고시 - 김종분(68세)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