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동구청이 상호 협력하여 국토해양부의 공모사업에 응모한 결과, 동구 주전마을이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권 경관개선 시범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됨에 따라, 산업도시 동구의 유일한 어촌마을인 주전마을이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새롭게 탄생할 전망이다. 특히, 국비를 지원받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는 사업으로 울산시의 국비확보 노력에 보탬이 됨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에 도움이 되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해안마을 미관개선사업 대상지로 울산광역시 동구와 전라남도 고흥군, 인천광역시 강화군, 경상북도 하동군, 전라북도 부안군 등 5곳을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해안마을 미관개선사업은 해안지역 특유의 생활문화적 정취가 살아 있는 해안마을의 고유한 경관을 보전해 디자인 개선 및 공간정비 등을 통해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업. 국토해양부는 지난 6월부터 전국 75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서면평가와 현지심사를 통해 대상지를 최종 선정했다.

동구청은 울산 동구 주전마을이 해안마을 미관개선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4년간 국비, 지방비 등 48억원을 들여 5개 분야 16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구청은 해안 경관복원 및 산책로 정비, 상징 조형물 설치, 마을내 가로 시설물 디자인 개선 등을 비롯해, 어촌마을의 고유한 양식을 갖고 있는 전통가옥 복원 및 마을 보호수 주변 쉼터 정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관 주도로 이뤄졌던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스스로 가꿀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사업도 함께 이뤄진다.

주전은 조선 중기 정조 때 까지만 해도 산 아래 언덕 쪽의 주전리와 바닷가 쪽 주전해리(朱田海里)로 나뉘어 있었다. 산 아래 마을 주민들은 농업을, 바닷가 쪽 주민들은 주로 어업에 종사해 왔다.

현재 주전마을은 새마을 큰불마을 번덕마을 상마을 중마을 아랫마을 보밑마을로 나뉜다. 동구가 조선산업 도시로 발전하면서 방어진과 일산 등 바닷가 마을은 옛 어촌마을 모습이 거의 사라진 반면, 산 너머 외딴 마을이었던 주전은 교통이 불편한데다 최근 몇년전까지 마을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던 탓에 어촌마을 모습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중마을과 큰불마을 등에는 돌담을 두른 어촌 고유양식의 주택과 마을 공동우물, 돌담길 등 옛 모습을 아직도 찾아 볼 수 있다. 번덕마을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300년 된 곰솔나무와 150년 된 곰솔나무 두 그루가 있다.

주전마을 출신인 김양원 동구노인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주전마을에서도 일산진마을과 마찬가지로 별신굿(풍어제)을 지내곤 했으며 지금은 사라져버린 아랫마을 바닷가의 '성지방’이라는 큰 바위 위에 제당이 있었는데, 이 제당은 마을에서 신성한 곳으로 여겨져 마을대표인 제주가 동네 큰일에 쓸 술을 이곳에서 담그고, 마을 사람들은 시험과 같은 대소사를 앞두고 목욕재계 한 뒤 이 제당에 와서 빌곤 했다고 한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전마을에는 어촌마을만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이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며 "마을고유의 문화를 복원하고 마을 구석구석에 작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사물과 장소를 복원해 스토리가 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