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향긋한 커피향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가진 탄홍(35.사진)씨.

탄홍씨는 지난 20일 북구청 민원실에 문을 연 다드림까페 2호점에서 베트남 동료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탄홍씨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곳에서 근무하며, 북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구수하고 맛있는 커피를 직접 만들어 주고 있다.

탄홍씨는 "아직 문을 연지 얼마 안됐지만 인기가 좋다"며 "2호점을 잘 운영해 앞으로 3호점, 4호점 등 계속해서 까페가 번창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드림까페는 북구청이 구청을 찾는 주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고, 이주여성의 자립과 지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사)어울림재단과 공동으로 마련한 것으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사회적 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중국 길림성이 고향인 탄홍씨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따라 울산에 온지 5년째다.

처음에는 한국말도 모르고 문화와 음식이 달라 많은 어려움도 있지만 딸(5)과 아들(4)을 낳고 살면서 이제는 어엿한 '한국아줌마'가 다됐다.

차츰 한국말이 익숙해지면서 그녀는 가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지난해 어울림복지재단의 바리스타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북구종합사회복지관 내 다드림까페 1호점에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탄홍씨는 "막상 시작하고 보니 처음에는 생소한 커피이름 때문에 엉뚱한 커피를 주는 등 실수도 많았지만, 그래도 지역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웃음 지었다.

항상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 그녀지만, 그녀에게는 남모르는 아픔이 있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을 따라 울산에 왔지만,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이 크게 다치면서 사실상 집안의 가장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남편뿐 아니라 시어머니,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했다"며 "돈을 많이 벌면 중국 친정에도 가고, 딸이 갖고 싶어하는 피아노도 꼭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힘들때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딸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님을 생각한다는 탄홍씨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일이 힘들어도 즐겁다. 정성이 가득담긴 커피를 정 많고 친절한 남편을 닮은 한국사람들에게 다 드리고 싶다"며 다드림까페의 홍보도 잊지 않았다.

동부산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