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선주조는 1930년에 부산 범일동에서 설립되어 80년 동안 부산시민들과 애환을 같이 한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암울했던 일제시대에서부터 한국전쟁, 6,70년대 경제성장의 시기를 거쳐, 민주화의 시대를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주라는 가장 서민적인 술을 통해 부산시민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기업이다. 부산시민들에게 (주)대선주조는 하나의 지역기업을 넘어서, 부산과 부산시민의 정서적인 일체성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부산시민들은 사랑과 성원으로 (주)대선주조를 부산지역 1위의 주류제조업체로 성장시켰으며, (주)대선주조는 시민에 대한 보답으로 시원공익재단을 설립하여 장학사업, 지역인재육성, 무료급식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대선주조가 2004년 대기업인 (주)푸르밀에 의해 인수되고, 기장의 신공장이 증설되면서, 지역기업의 한계를 넘어서 한 단계 도약을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에서는 많은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대기업 인수 4년 만에 큰 시세차익을 내고 현재의 사모펀드에 매각이 되면서 부산시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대기업의 윤리성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사모펀드에 의해 인수된 지 2년이 지난 후 다시 매각시장으로 나온 대선주조의 매각 진행과정을 보면 타지역기업과 대기업, 심지어는 다국적 펀드까지 인수의사를 표명하여, 다시 한번 향토기업이 지역정서를 외면한 대자본의 논리에 휘청거리는 상황을 부산시민들은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이에 지역경제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시는, 지역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경영권의 확보가 대선주조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며, 지역기업의 인수가 (주)대선주조를 사랑하는 부산시민의 뜻과 일치함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부산시의 입장을 밝힌다.

1. (주)대선주조는 소주라는 지역정서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매각과정에서 향토기업의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는 부산지역 기업이 인수하여야 한다.

1. (주)대선주조의 매각을 진행하는 코너스톤에퀴티는 이익추구라는 자본의 논리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주)대선주조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인수기업을 선정해야 한다.

1. 부산시의 이러한 입장은, 지역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함께 시민의 의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며,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과 시장경제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2010. 9. 29

부 산 광 역 시

동부산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