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금과 더불어 지낸 40여년, “달 그림자 뜰을 빗질하고”

 국립부산국악원(박영도 원장)은 가을을 담은 음악과 춤으로 9월 화요공감무대를 연다.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국악인, 단체에게 다양한 무대 기회 제공 및 지역의 열린 공간으로서 한국 전통문화 인프라 구축이라는 취지의 화요공감무대 ‘예인과 함께하는 우리문화’는 매주 다양하고 특성화된 공연작품으로 관객들과 새롭게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

2010년 9월 7일(화) 오후 7시30분 화요공감무대는 대금연주자로 오랫동안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인 유경조의 대금독주회이다. “달 그림자 뜰을 빗질하고”라는 부제아래 오랜 동료이자 벗인 이장우(장구), 성기만(해금)과 함께 대금과 더불어 지낸 40여년을 ‘가즌회상’에 싣는다.

 본 공연은 전공자라면 누구나 한번 쯤 도전해 보고픈, 그렇지만 선뜻 용기 내어 하기 힘든 ‘가즌회상’이다. ‘가즌회상’이란 영산회상을 중심으로 그 중간에 도드리를, 그 마지막에 천년만세를 연이어 연주하는 것을 ‘모두 갖춘 영산회상’이라는 의미이다.

 영산회상은 원래 불교음악이다. 불보살의 자비와 성덕을 찬양한 가사 영산회상 불보살의 7자에 곡을 얹어 부른 것이 본래의 영산회상이다. 이 곡이 지금의 영산회상의 시작곡인 상령산에 해당한다. 바로 이 상령산을 모태로 여기에서 파생된 악곡들과 후에 덧붙여진 악곡들이 모인 9곡의 모음곡 형태를 영산회상이라 부른다.

 느리고 깊은 호흡의 상령산을 기점으로 중령산, 세령산, 가락더리, 상현도드리, 하연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으로 진행되면서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흥이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는 상현도드리와 하현도드리 사이에 ‘도드리’를 삽입한다. 이는 대부분 계면조의 악곡들로 구성된 영상회상에 평조인 ‘도드리’가 삽입되면서 색다른 느낌과 풍성한 음악적 구조를 만든다. 영산회상은 주로 선비들의 사랑방 풍류음악으로 향유되었는데 군악까지 연주하면서 한껏 흥이 오르면 천년만세를 내쳐 연주하게 되었다. 천년만세는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의 3곡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인데 이 중 양청도드리는 가즌회상 전 곡을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흥취의 최고조를 이루었다가 우조가락도드리에서 한숨 가라앉히면 가즌회상의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 대나무와 현의 조화로운 어울림으로 오랜 동료이자 벗과의 우정의 무대 ‘가즌회상“은 국악원이 아니면 보기 힘든 연주회이다. 긴 시간 꿋꿋한 호흡으로 연주해야 하며, 중간 휴식 없이 한 시간이상 이어지는 수평화음의 우리 음악을 오롯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연주자와 관객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악에 대한 이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줄 배양현 교수(부산대학교 국악학과)의 해설이 곁들여져 대금정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자리가 될 것이다.

 출연의 유경조 선생은 국악사양성소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악학과 졸업하였으며 국립국악원 단원을 역임하였다. 현재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악장으로 재직중이며 국악실내악단 ‘풍류송아’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공연관람은 전석 6,000원으로 홈페이지 예매 및 전화(811-0040)예매 가능하다. 그리고 만22세 이하 청소년, 만65세 이상 경로우대(동반1인), 장애인(동반2인), 생활보호대상자, 병역명문가 및 다자녀가정은 50%의 할인혜택과 국내거주 외국인, 20인 이상 단체관람은 20%활인혜택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기타 자세한 공연문의는 811-0040으로 하면 된다.



동부산뉴스/기장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