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세가 있는 진호(가명, 10)는 오후 5시가 되면 어김없이 북구 오토밸리 복지센터를 찾는다.

일주일에 4번(화, 수, 목, 금) 오토밸리 복지센터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배우기 위해서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진도는 늦지만, 자유형과 배영 등의 수영영법뿐 아니라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친구들과 다양한 물놀이를 하다 보면 50분 수업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푹 빠져있다.

북구 오토밸리 복지센터에서 운영중인 장애인 수영교실이 장애우 뿐 아니라 학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북구청에 따르면 오토밸리 복지센터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 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 수영교실을 운영중이다.

장애인 수영교실에는 전문 수영강사 1명과 자폐 등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10명의 장애우가 자유형과 배영 등의 수영영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재활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북구는 수영교실에 참여하는 장애우들에게 수강료를 50% 감면해 주는 것은 물론, 가족 동반시 한명에 한해 무료입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수영교실뿐 아니라 훈련장소를 찾기 어려운 메아리학교 수영부를 위해 훈련장소를 제공하는 등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부모 이모(37, 달천동)씨는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지난해 수영교실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다"며 "수영을 배우고 나서부터 아이가 몸이 많이 유연해지고 표정이 밝아지면서 인지능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강사분 혼자서 아이들을 통제하기 힘들다 보니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수영교실에 참여하고 있다"며 "아이 때문에 부모들끼리 자연스레 친해지면서 다양한 정보 교환은 물론, 강사분과 훈련프로그램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장애우들을 전담해서 지도하고 있는 임근택 오토밸리 복지센터 수영팀장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반인과 달리 별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안전에 최대한 신경을 쓰며 수영영법을 배우면서 물놀이를 통한 재활치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역에서는 남구의 장애인복지센터를 제외하면 거의 유일하게 장애인을 위한 수영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구청 직원들이 수영교실이 있는 날에는 수영복을 입혀주는 것부터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구청 관계자는 "장애인반을 추가로 만들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지만 복지센터 사정상 어려운 점이 많다"며 "장기적으로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복지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불편이 없도록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