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등으로 문제가 돼왔던 초·중·고 수학여행 비리 예방을 위해 내년부터 조달청이 미리 다수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다수공급자 계약제도’가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수학여행·수련활동 제도개선 및 운영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현재 2000만원 이상 물품·시설 계약은 나라장터 활용이 의무화 돼 있지만 수학여행의 경우 품질,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5000만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토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가 수학여행 관련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왔고,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 등 비리가 개입되는 등 비리 예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수학여행 비리를 막기 위해 조달청이 적격성 및 가격 심사를 통해 다수업체와 미리 계약을 체결하고 학교가 계약 체결된 여행상품 중 선택하는 ‘다수공급자 계약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2000만원 초과 계약의 경우 학교가 조달청 등록상품 중 5개 이상을 선정해 2차 제안서를 제출받고, 조달시스템을 통해 2차 심사한 후 계약업체를 선정한다.

단, 2~3학급 규모의 수학여행은 소규모·테마형 수학여행 활성화 차원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만 거치면 업체를 곧바로 선정할 수 있게 절차가 간소화된다.

또한, 수학여행 실시 후 만족도 조사결과를 토대로 업체의 질을 평가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47개 수학여행 코스를 우선 상품으로 개발해 나라장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조달청과 협의 중이며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발·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수학여행·수련활동 계약의 전자견적 활용 의무화 범위도 현재 ‘5000만 원 초과’에서 ‘2000만 원 초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의 경우 수의계약 비율이 85.5%(2008년 기준)에서 40% 정도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행 ‘최저가 낙찰방식’에 따른 문제점 보완을 위해 업체 선정시 학교가 안정성 및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를 미리 배제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밖에 △의사결정 과정에 학부모 참여 확대 △수학여행 프로그램 인증제 도입 △청렴계약제 시행 및 감사·처벌제도 강화 △저소득층 학생 수학여행·수련활동 참가비 지원 등의 대책도 함께 내놨다.

한편, 감사방식도 종합감사를 축소 또는 폐지하고 상시감사 체제로 전환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초·중학교회계규칙’ 개정안을 오는 9일 입법예고하고, 하반기에는 ‘수학여행·수련활동 계약 운영 매뉴얼’을 제작·보급할 예정이다.

동부산뉴스/기장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