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으로 만든 기발한배 부문 장려상에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 팀!" 지난 6월27일 오후, 울산조선해양축제의 기발한배 콘테스트 시상식장. 재활용품으로 만든 기발한배 부문의 당선작이 발표되자, 10여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단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상금 100만원을 받아든 어린이들은 행사가 끝날 때 까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08년에 개설된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는 저소득층 가정의 5~6학년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의 건전한 여가 및 학습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이 기초수급자가정이나 차상위계층 어린이들.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 아카데미 소속 학생 40여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각 3~4명씩 총 5개 팀을 만들어 울산조선해양축제 기발한배 콘테스트의 재활용품 기발한배 부문에 출전했다.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된 기발한배 콘테스트 심사위원회는 "어린 학생의 작품과 일반인의 작품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에서 작품의 완성도만이 아니라 열정이나 창의성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당선작을 선정했다"며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5개팀 전체에 대해 장려상을 시상했다.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교사들은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탄소줄이기' 수업과 '재활용품으로 배를 만든다'는 이번 대회의 취지가 잘 맞다고 생각해 학생들에게 대회 참가를 제안했다.

처음에는 "배를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해요?" "우리가 만든 배가 과연 바다에 뜰 수 있을까요?"라며 자신 없어 하던 어린이들은 대회가 가까와 올수록 늦은 시간까지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배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열의를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어린이들은 쉬는 시간에 커다란 봉지를 들고 나가 골목길에 버려진 재활용품을 수거해 오기도 했다.

콘테스트 당일에는 5개 작품을 모두 완성했으며, 그중 2개 작품은 어린이들이 직접 배를 타고 바다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참가를 지도한 동구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최은혜 교사(29)는 "우리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 다른 참가자들 것만큼 화려하지 않아 아이들이 기가 죽을까봐 걱정이 많았지만 이렇게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아이들이 이번 콘테스트에 참가해 직접 배를 만들고 바다에서 타 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