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쟁과 함께 영남의 꽃인 춤(舞)과 함께 거닐다.

□ 유금선, 박종선, 정영만, 최종민, 송재영 등 명인 명무가 한자리에

 국립부산국악원(박영도 원장)에서는 제33회 화요공감무대로 국립부산국악원 연주단 악장 김용호의 아쟁과 구음 “춤과 거닐다”를 오는 3월 23일(화) 오후7시30분 국립부산국악원 소극장(예지당)에서 갖는다.

 아쟁은 가야금처럼 옆으로 뉘여 높고 해금처럼 활로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저음부의 유일한 전통 찰현(擦絃)악기이다. 가야금이나 거문고처럼 현을 뜯거나 퉁겨서 내는 발현악기가 아니기에 절제된 단음이기보다는 이어지는 애절한 장음(長音)의 멋이 있다.

 23일(화) 김용호의 아쟁과 구음 “춤과 거닐다”는 악·가·무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진귀한 공연으로 오색조(五色鳥)의 다채로운 무대로 꾸며진다. 한자리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유금선(부산시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보유자), 박종선(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보유자), 정영만(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명인·명무 이외에 송재영(전북도립창극단 지도위원, 2003 전주대사습 명창부 장원), 오상아(국립부산국악원 안무자), 국립부산국악원 연주단, 무용단 단원 등 호화로운 출연자들로 더욱 주목을 끈다. 또 춤과 함께 올리는 무대에서 늘상 반주로 곁들여졌던 음악이 이번 공연에서는 악기연주가 주 음악으로서 춤이 부수적으로 곁들여 진행된다.

 최종민(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의 해설로 함께하는 본 공연의 프로그램은 아쟁산조 박종선 명인과의 중주로 “산조춤”, 새로운 남도와 메나리의 동남토리제 박종선 아쟁가락을 선보이는 “승무”, 민속악에 두루 뛰어난 김용호의 북반주(고수)로 함께하는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 유금선 명인의 구음과 김용호의 아쟁, 그리고 국립부산국악원 사물놀이로 함께하는 “동래학춤”, 남해안별신굿 정영만 명인과 함께하는 “용선춤”을 선사한다. 부산에서 첫 공연을 갖는 김용호씨는 “영·호남을 아우르는 내용의 작품으로 좋은 공연을 부산시민들에게 선보이겠다”며 공연 준비의 포부를 밝힌다.

 현재 국립부산국악원 연주단 악장으로 재직 중인 김용호씨는 부산국악원과 깊은 인연이 있는 듯 하다. 2009년 경북도립국악단에 재직 중 국립부산국악원 화요공감무대 출연자로 선정되었고, 올해 1월 국립부산국악원 악장 공모에 선정되어 대구에서 부산으로 이적하였다. 연주단 악장으로 부산에서의 첫 발표회를 여는 그의 새로운 시작에 애정 어린 마음으로 아쟁과 구음, 영남의 꽃인 춤과 거닐 신명과 흥이 담긴 오늘의 판을 기대해본다.

 공연관람은 전석 6,000원으로 홈페이지 예매 및 소극장 매표소에서 구입가능하다. 그리고 만22세 이하 청소년, 만65세 이상 경로우대(동반1인), 장애인(동반2인), 유공자(동반1인), 생활보호대상자, 병역이행명문가 및 다자녀가정은 50%의 할인혜택과 국내거주 외국인, 20인 이상 단체관람은 20%할인혜택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공연내용

1. 산조춤 ... 임해성 (국립부산국악원 단원)

아쟁: 박종선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9호 보유자), 김용호 장구: 이진희

산조춤은 산조음악에 맞춰 추는 한국무용의 하나로서 근대 이후에 생겨난 창작무용이다.

살풀이나 장구춤, 승무와는 달리 일체의 소품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는 우리 춤의 명품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은 박종선 명인이 본인의 “박종선류 아쟁산조”를 제자의 연주회에 함께 중주로 25년 사제(師弟)의 정을 표현하며 춤과 거닐고자 한다.

2. 승무 ... 오상아 (국립부산국악원 안무자)

아쟁: 김용호 대금: 신희재 피리: 김태경 장구: 이진희

사찰의 승려 춤을 전문 춤꾼들이 독무(獨舞)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민속무용으로, 정중동(靜中動)의 극치를 보여주는 빼어난 춤이다. 오늘 연주되는 아쟁가락에는 기존의 가락(경기제 지영희가락)이 아닌 새로운 가락을(남도와 메나리의 동남토리제 박종선가락) 사용하는데 이는 피리의 메나리 선율과 남도의 농현, 성음이 복합된 선율로 새로운 영남가락(동남토리)의 시도라 하겠다.

3.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

소리: 송재영 (전북도립창극단 지도위원) 고수: 김용호

어사출도 대목은 춘향가 중 맨 마지막 대목이다. 이 대목은 춘향가 중의 눈 대목일 뿐만 아니라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적벽가의 적벽대전과 같이 쌍벽을 이루는 대목으로 소리 짜임이 까다롭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소리와 장단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축하의 소리를 하는 송재영은 명창 이일주의 수제자로 1980년 중반 전주에서 김용호와 3년간 숙식을 같이하며 함께 명창, 명인의 꿈을 꾸었던 호형호제(呼兄呼弟)이다. 이에 함께 자리를 빛내주어 남도의 맛을 함께 부산에 전한다.

4. 동래학춤 ... 박숙영 (국립부산국악원 단원)

구음: 유금선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보유자), 아쟁: 김용호

국립부산국악원 사물놀이

경상남도 일원의 덧뵈기춤 가락을 바탕으로 청초하고 우아한 학의 모습을 빗대어 고고한 선비의 기품과 출렁이는 신명을 담아내는 한량들의 장기춤의 하나이다. 오늘은 동래학춤 구음 보유자이신 유금선 명인을 모시고 춤사위에 흥을 더하고자 한다.

5. 남해안별신굿 중 용선춤 ... 정영만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보유자)

구음: 김용호

남해안별신굿보존회

용선춤은 경남 통영에서 전승되는 전통굿인 ‘오귀새남굿’이나 ‘별신굿’에서 망자(亡者)를 태워 극락세계(極樂世界)로 인도하는 의미로 추어지는 춤이다. 통영지역의 무속은 다른 지역보다 불교와 습속을 받아들인 흔적이 많은데, 용선춤도 반야용선(般若龍船)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가의 용선에 비하여 크고 화려하며 대나무로 틀을 만들고 색지를 붙인 용선(龍船)에 춤꾼이 직접 들어가서 추는 춤으로, 불교의례는 물론 다른 지역의 굿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춤이다. 무녀가 나와서 ‘신칼춤’을 추면 청과 홍의 두 대의 용선이 출연하여 무녀의 인도로 춤을 추며 넋을 서천서역국으로 인도한다. 이때 구음(口音)은 해원의 의미를 담고 망자를 달랜다.

동부산뉴스/기장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