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이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다.
하계열 구청장은 최근 발간된 계간문예(편집인 백시종) 2009년 여름호에 ‘아침의식’과 ‘막달레나 이야기’라는 두 편의 시가 등재돼 시인의 꿈을 이뤘다.

하계열 구청장은 시인이 되기 위해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가정형편상 1년 만에 중퇴했다. 곧이어 군복무와 월남참전을 거쳐 1969년 부산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내 최단기간 3급으로 승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계열 구청장은 전문 행정가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시와 수필을 써왔다. 이해인수녀와 소설가 김상원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등과 함께 ‘길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강은교 시인과 배승원 전 국제신문 편집국장 등과 함께 ‘석필동인’으로 활동하며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상록 ‘바다를 두려워하라’를 출간하기도 했다.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은 하계열 구청장은 최근 정식 등단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아침마다 하는 면도를 주제로 쓴 ‘아침의식’과 그의 부인을 주제로 쓴 ‘막달레나 이야기’를 계간문예에 응모해 늦깎이 시인 등단의 꿈을 이루었다. 하계열 구청장은 조만간 자신의 첫 시집도 출간할 예정이다.

하계열 구청장은 “때늦은 출발이지만 읽고 감상기에 쉬운 아름다운 시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작은 노력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침의식(儀式) - 하계열 -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내가 잘라내는 것은

밤 새 자라난 턱수염이 아니라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나의 검은 내면이다

건강한 피 냄새를 맡고

보이지 않는 작은 모공을 뚫고

뾰족하게 세상 밖으로 일어서는

까칠한 나의 몸 털이 아니라

부귀와 영화를 탐하는

음험한 나의 욕망이다

그것은 아침마다 잘려나가는

보이는대로의 죽음이 아니라

하루의 제단에 바치는

살아 있는 나의 제물이다

끝내 식지 않으려고 거세게 저항하는

나의 뜨거운 야망이

첨예한 면도날 아래

무참히 제거당하는 일상의 시작

그 아침마다의 의식을 거쳐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간다

부드럽게 잘 정돈된

순한 나의 얼굴을 앞세우고

막달레나 이야기 - 하계열 -

말없이도 할 말 다하고 사는

우리 집사람입니다.

하고 싶은 말 가슴에 눙쳐 안고

조곤조곤 제 할 일 앞가림 다 하고 살아온

참 희한한 사람입니다.

삼일 생각하고 삼일 뒤쯤 가서

삼일 앞일을 다시 생각해보고

삼일 걸려 세 마디 정도 하는

우리 집 막달레나는

하느님 보시기에는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궁금할 것이 하나 없이 행복합니다.

문의 : 부산진구청장 비서실(605-4002), 문화체육과 구정홍보계(605-4073)

동부산뉴스/기장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