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북구청 사격팀 정창희 선수는 지난 3월 24일부터 3일간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09 한국실업사격연맹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트랩 개인과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대회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남들보다 10여년 늦게 입문한 선수생활이라 그만큼 정 선수의 감회는 남달랐다.

정 선수의 이력은 여느 선수와 달리 특이하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일반회사를 다니던 정 선수는 선수로는 끝자락(?)이라 할 수 있는 2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취미로 즐겼던 사격에 대한 강렬한 느낌이 있었지만 , 무엇보다 부인 등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정 선수는 "고등학교 때 틈틈이 아버지를 따라 사격장을 찾곤 했다"며 "그 뒤로 8년을 사격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다가 문득 자신을 되돌아보니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게 사격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홀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정 선수는 주위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김포시청 사격팀에 둥지를 틀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고 이후 정 선수는 오직 자신과의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였다. 술과 담배는 아예 입에도 되지 않았으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매일 근력운동 등 기초체력을 쌓았다.

이런 노력으로 정 선수는 각종 대회에서 연거푸 메달을 따내며 '메달제조기'라는 별명과 함께, 지난 2006년에는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4년째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북구청으로 이적한 정 선수는 "평소 존경하는 감독님과 좋아하는 선.후배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게 돼 심적으로 편안하다"며 "앞으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고, 늦게 시작한 만큼 50살이 넘어서까지 현역생활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