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역에 내리는 고객들은 교통편을 잘 몰라 문의하는 분이 많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물은 뒤 가르쳐 드리면 감사하다고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간다. 이럴 때는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2008년 5월10일)

지난해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양산역과 호포역에서 지하철도우미로 활동했던 칠순의 한 할머니가 7개월간의 활동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로 남겨 화제다.

주인공은 중부동 최경희(77) 할머니. 그는 지난해 3~9월 25명의 실버지하철도우미 팀장으로 일하면서 예비소집에서부터 마치는 날까지 자신은 물론 팀원들의 활동 내용을 B5크기 노트 2권에 옮겨 놨다. 직접 찍은 사진(250여장)까지 붙여 130여장의 노트는 글과 사진으로 빈틈이 없을 정도. 승차권 발매 안내와 부정 승객 단속, 역세권 안내 등 하루 4시간의 지하철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겪거나 목격한 하루하루의 일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최 할머니가 일기를 쓴 것은 지하철도우미에 충실하고 싶어서였다. 수년 전 인천공항 자원봉사자들에게서 깊은 감동을 받은 할머니는 지난해 지하철이 개통되자 양산 관문의 하나인 지하철역을 전국에서 으뜸가는 역으로 만들고 싶어 했고,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시작한 지하철도우미가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던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부산의 지하철도우미 활동을 벤치마킹 했고, 지하철 이용 양산관광객의 교통 안내를 위해 목걸이용 버스노선표를 만들어 이용했다. 근무 시간 외에는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사임당 실버봉사대원들과 역사 주변 청소를 하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다. 정해진 노인일자리사업 기간이 끝나자 자원봉사로 도우미 활동을 계속하는 열정도 보였다. 최 할머니에게 일자리사업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그 이상이었다.

최 할머니는 지난 3월2일 시작된 올해 노인일자리사업의 지하철도우미활동에 다시 참여하고 있다. 일기쓰기도 다시 시작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을 하면 돈도 생기니 얼마나 좋아요. 나이 들었다고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고 노인정에 앉아 화투나 치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도 훨씬 낫지요. 올해도 사람들이 양산 지하철역에만 오면 기분이 좋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동부산뉴스/양산웅상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