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오늘의 자작추천시> 조승래, 적막이 오는 순서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01.25  09:08:0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적막이 오는 순서

                                  조 승 래

   
▲ 사진제공 임재수 사진작가

나는 아니야 했는데도
방충망에 붙어 매미가 꼬리를 흔들며
엄청 칭얼대기에

그래, 기념사진이나 찍어두마 하고
찰깍 하는 순간, 큰 새의 날갯짓이 클로즈업되더니
옆구리를 채인 매미는 맴,
토막 난 소리를 던진 채 함께 사라졌다.

저건 아니야 아니야,
쿵닥거리는 가슴을 겨우 누르고
숨을 가다듬었다.

누가 누구에게
적막이 오는 순서를 가르쳤나,

▲ 작가노트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환기하느라 창문을 여니까 시꺼먼 매미가 방충망 창틀에 붙어서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필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짝을 찾으려는 수컷의 절규일 터, 나에게까지 하소연 하는 그 울음이 애절하여 사진을 찍는 순간 큰 새가 날아와서 외마디마저 자르고 낚아갔다. 순간 적막이 찾아왔다. 적막이 그렇게 찾아오는데 도대체 누가 그 순서를 가르쳤나, 내 마지막 외마디 소리는 내가 들을 수 있을까, 그 소리 뒤의 적막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푹 주저앉았다.

   
▲ 조승래 시인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 『내생의 워낭소리』, 『타지 않는 점』, 『하오의 숲』, 『칭다오 잔교 위』, 『뼈가 눕다』, 『어느 봄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 임재도 작가와 공동시집 『공감 여행』, 김일태 등 7인 공동 시집 『길 위의 길』 등을 펴냈다.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다. 계간문예문학상(2020), 조지훈 문학상(2021)을 수상하였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포에지창원, 함안문인회 동인 및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와 文學의 집 서울 이사로 활동 중이다.

 

김영미안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못안길 10, 2층  |  대표전화 : 051-722-0316  |  이메일 : anteajun@naver.com, teajunan@hanmail.net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부산 아 00031  |  등록일 : 2009.3.17  |  편집·발행인 : 안태준  |  부울경뉴스 협동조합 : 안태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 안태준)
Copyright © 2013 부울경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