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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김효경, 낮달 걸린 하늘을 보며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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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3  06: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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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걸린 하늘을 보며

                                  김 효 경

   
 

가는 길이 바쁘더라도
가끔은 고개 들어 하늘을 보자

잠시 잠들었던 어느 날의 꿈자리나
불쏘시개처럼 나를 부추기던 순간들이나
목에 걸린 가시 같던 얼굴도 곰곰 떠올리며
가슴에 하늘을 들여놓는 거다

가을이면, 떠나간 목마의 방울소리가 철렁거리는지*
귀를 동그랗게 모아 보기도 하고
바빌론의 강가에서*를 흥얼거리며
때로는 손뼉을 치며 두둠칫 거려도 보는 거다
그렇게 하늘 냄새에 푹 배어 보는 거다

아무리 가는 길이 바쁘더라도
가끔은 저 낮달을 보며 생각해보자
한 번 가면, 다시는 오지 않는 것에 대하여서도

*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에서 가져옴
* 그룹 ‘보니엠’의 노래

* 작가 노트

   
▲ 김효경 시인













그랬다. 하늘은 나의 아주 좋은 놀이터였다. 맑은 날은 맑은 대로 흐린 날은 또 흐린 대로. 숨이 턱턱 막힐 때는 숨구멍을 트이게 해주었고 날아갈 듯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더 훨훨 날아오르라고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에 게을러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리 되었다고 괜히 둘러대 본다. 이제 다시 내 좋은 놀이를 시작해보리라.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 하얀 낮달이 걸려 있을 때면 어김없이 지나간 순간들을 떠올릴 것이다. 스스로를 등 떠밀며 부추기던 그때처럼 쿵쾅거리는 가슴을 느끼면서 아직 살아있음에 감사할 것이다. 그 감사 뒤로는 또 어김없이 회한이 이어질 것이고 그것들을 떨치려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에는 또 한 번 가면 다시는 오지 않는 것에게 가 닿고 말 것이다. 엄마의 목주름, 엄마의 쳐진 젖가슴, 생각만으로도 눈에 물기 어리는.......
그렇게 자신의 색을 조금 연하게 하고 씩씩거리던 기운도 조금 가라앉혀보자.

▲ 김효경은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자 시낭송가이다. 한국문협, 경남문협, 창원문협 회원이며 창원낭송문학회 시낭송교실 리더이기도 하다. 등단 13년 만에 시집『기억들은 모두 꽃이 되었다』(2020년)를 펴냈다.

▲ 기사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시인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공익지면입니다. 등단시인이라면 누구라도 이 지면을 이용하여 작품을 발표할 수 있습니다.

▲ 작품 보내실 곳 // jdfree0863@hanmail. net // 주소, 전화번호 기재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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