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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조승래, 소실점의 끝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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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1  05: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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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의 끝

                                               조 승 래

   
 
점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느끼는 나의 소멸은
잘못된 판정

여전히
나는 광대한 길을
초롱초롱
걸어가는 것이 실체

동행이라면
무슨 소실점이 있겠는가,
오히려 그들이 어디쯤 있는지
궁금하다

시작점과 소실점 사이
세상이 가득 찬
그 아득한 거리도 결국
무형의 우주

▲ 작가 노트 

   
▲ 조승래(趙勝來) 시인
유년시절 기억으로 동네 길가에 앉아서 사탕 몇 봉지 놓고 하루 종일 먼지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장사를 하던 그분을 우리는 떨떨이 할머니라 불렀다.

어느 날 보니 동네사람들이 모여 마지막 길을 배웅해 주고 있었다. 고독사였다. 가족도 없이 가물거리며 가던 상여가 떠오른다. 그분이 가시던 길이 하도 길고 멀어 50년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멀어서 아직도 점 속으로 가고 있는 모습으로.

내가 먼 지점으로 걸어간다면 지켜보던 사람들이
점점 내가 작아지더니 점點 속으로 들어가서는 흔적도 없어졌다고,
소실점 안으로 사라졌다고 하지 않겠는가.
정작 나는 초롱초롱한 정신으로 내 갈 길을 가고 있는데.

시작점과 끝나는 점 사이에는 살아온 발자국이 무수하다.
소실점 너머로 아직 계속되고 있는 이 걸음이 이 우주 속의 삶이다.

▲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내 생의 워낭소리』『타지 않는 점』『하오의 숲』『칭다오 잔교 위』『뼈가 눕다』등을 펴냈다. 시집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고, 시집 『뼈가 눕다』로 ≪제3회 영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아노텐금산(주) 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현재는 씨앤씨 와이드(주) 대표로 있다.

* 이 시는 ≪제3회 영남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뼈가 눕다』의 대표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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