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그네 

                                               조 승 래
 

▲ ▲ 사진제공 임재도 시인

초승달은 자꾸 채우며 가고
보름달은 계속 버리며 갑니다

비우고 비워 깜깜해지고
채우고 채워 환해집니다.

버리는 데에 반 달
채우는 데에 반 달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구름이 다가가 살펴봅니다.

하늘 길 밤 나그네
못 본 척 지구를 돌아갑니다.

▲ 작가 노트

▲ 조승래 시인

주역에서 용이 하늘에 가장 높이 있을 때가 가장 기운이 쇠락했을 때라고 했다. 정점에서 내리막을 향한다는 말이다. 경영에서도 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론에서 제품을 시장에 도입해서 성장하고 성숙하면 쇠퇴한다고 이 성숙기에 다른 제품으로 수명을 연장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라면의 예를 들면 컵라면도 만들고 짜파구리도 만드는 것이다.

어쨌든 허공의 달을 가만 보면 참 재미있다. 계속 모양을 바꾸는데 선사시대에도 그 패턴을 유심히 바라본 원시인이 있었을 것이다. 바가지처럼 채웠다가 비웠다가, 다 비우면 별들이 우루루 나와서 구경하고 차오르면 간섭할 것 없고 구설수도 없으니 뒤로 슬며시 물러나고, 구름도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살피는데 달은 못 본 척 지구를 돌아간다.

▲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내생의 워낭소리』『타지 않는 점』『하오의 숲』『칭다오 잔교 위』『뼈가 눕다』등을 펴냈다.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고 ≪제3회 영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아노텐금산(주) 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현재는 씨앤씨 와이드(주) 대표로 있다.

▲ 기사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시인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공익지면입니다. 등단시인이라면 누구라도 이 지면을 이용하여 작품을 발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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