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희 수의사/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부산지부

점점 동물관련 직종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행동교정사나 반려동물관리사 대상으로 건강관리 강의를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슬개골 탈구에 관한 것이다.

동물관련업을 하시는 분들인 만큼 본인의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일반 보호자와의 상담에서도 슬개골 질환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기 때문일 것이다. 수의사는 아닐지라도 대략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답변을 해주기 위해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 같다.

피부나 귀 문제등 다른 질환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했을 때에도 “강아지 무릎이 안 좋네요” 라고 간략하게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조제 처방이나 교정수술이 필요하다면 더 자세한 추가 설명을 듣고 검사를 하게 된다.

슬개골에 대한 설명은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본회에서는 간략하게만 설명을 하자면, 뒷다리 두 개의 뼈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중심 뼈가 무릎의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빠지게 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파텔라‘라고 불리는 슬개골은 톱니바퀴처럼 암수로 잘 맞물려져 있어야 하나 선천적인 이유로 제대로 맞물려 있지 못하고 바깥으로 빠져버리게 되는 질환이다.

슬개골 탈구는 대부분 유전적 질환으로 외국의 경우 슬개골 탈구의 문제가 3프로 내외라는 통계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통계는 정확히 나오지는 않으나 외국의 사례보다 적어도 10배 정도는 많지 않을까 추측된다. 그 이유는 무분별한 교배 때문인데 외국의 경우 관절에 문제가 있는 수컷은 교배가 금지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그런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아직까지도 교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거나 알고 있더라도 우리나라의 분양 실정상 작은 개를 선호하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체구가 작은 개의 경우 관절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물론 후천적인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선천적인 문제와 관리 소홀까지 더해지면서 슬개골 탈구 질환이 발전하여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슬개골 질환이 생긴체 지내다 보면 이는 2차적으로 슬개골과 연결된 십자인대와 고관절까지 망가지게 되어 반려동물에게 더 큰 고통을 주게 되고 수술 또한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치거나 수술 이후에도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결과가 생기는 등 악순환으로 빠지게 된다.

동물병원에서 슬개골 탈구의 진단을 받았다면 필요에 따라 수술을 권하기도 하고 혹은 체중조절이나 보조제등을 권하는데 이는 원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더 이상의 악화를 막아주는 것이고 추가적으로 꾸준한 통증관리가 필요하다.

슬개골 탈구에 대해 많은 반려동물들이 동물병원에서 한번 이상 듣게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실제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개)의 경우 슬개골 탈구 발생 확률이 많기도 하고 병원 운영상의 이유로 많이 권하기도 하는 수술인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슬개골 탈구 수술은 십수년 전을 비교하면 수술방법도 많은 발전을 했다. 이와 관련된 보조제나 보조기구 기구 역시 많은 향상이 이루어져 있다. 수술만 하더라도 초기에는 단순히 활차구를 깎아주는 활차구 성형술만이 방법 이었지만 이후 인공 인대를 적용 한다거나 절골을 통한 추가각도 조절을 통한 방법 등 슬개골 탈구의 수술방법은 많은 발전을 한 상태이다. 그만큼 재발의 가능성을 줄여 줄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은 수술 전 혹은 수술 후의 통증 관리나 수술 예방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다.

실제로 수술 후에 다리를 저는 현상은 없어졌지만 오히려 다리 쪽을 핥는 다거나 깨물고 다니는 강박 증상을 보이거나, 걸음걸이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잘 걸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이 발생한다. 주인에게 표현을 하지 못할 뿐 실제로 아이들은 계속해서 통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적인 통증으로 인해 전체적인 움직임이 감소하거나 과민해 지는 등 행동학적인 문제를 추가적으로 일으키기도 한다.

슬개골 탈구는 수술 전에 관절뿐 아니라 뒤틀어진 근육의 문제와 수술 후의 이물감 등을 해소해 주어야 우리 아이들이 통증에서 최대한 멀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동물병원 에서는 시간과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통증 관리나 물리치료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보호자들 역시나 단순히 다리를 저는 증상이 없어진 것만 보고 만족하면서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허리나 무릎이 아파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혹은 한의원을 다니더라도 1차적인 수술 이후에 일정기간의 물리치료가 필요한 것처럼 마찬가지로 동물도 관절 환의 관리는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동물병원에서 제공하는 물리치료나 재활치료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용적인 문제가 있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재활 운동법이라도 적용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슬개골 탈구 수술 전후에 통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의심된다면 동물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동물병원을 확인하고 상담을 받아 보도록 하자.

글 /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부산지부 수의 전문강사 '김용희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