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숙 센터장/건보공단 부산사하지사 센터장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고 빛나던 청년은 나이 들어 노인이 되었다.
언제나 울타리처럼 서있을 것 같던 부모는 언젠가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작은 모습이 되어 자식만 바라보고 있다.

노인이 된다는 것, 단명하지 않은 축복받은 삶일지언대 생로병사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은 결코 자연을 거스를 수 없어 모두가 축복으로 즐길 수는 없다.

2019년 8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8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를 차지하고 있고 노인인구비율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가파르다. 노인인구 증가와 저출산의 여파가 아니더라도 요즘처럼 절대 다수의 삶이 여유없는 상황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팍팍한 가슴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으며 마음보다는 손이 가야하고, 나의 시간과 돈이 오롯이 투자되어야 하는 역할 속에서는 불효자가 된 것 같아 더욱 절박한 심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나의 부모님과 함께한 마지막 2년, 도리나 효심으로 내 몸과 마음을 지탱하기 힘든 시간 이용했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부모님과 나, 서로간에 지나온 과거를 공유하며 편안하게 정리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2019년 7월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만 11년이 되면서 등급 인정자는 8월말 현재 73만 5천명이 넘었다. 이제 국민들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은‘사회적’효를 실천하는 제도로 인식되어져 3년 연속 보건복지서비스 부문 대상 수상과 함께 국민 만족도 조사결과 10명 중 9명이 만족하고 있어 국민들의 삶속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08년 제도 도입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3등급 인정등급 체계는 2014년 치매특별등급신설로 5등급 체계로 개편되었고, 2018년부터는 치매가 있다면 장기요양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하여 경증 치매어르신도 방문요양이나 주야간보호 등의 전문적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치매어르신의 오랜 간병으로 지친 부양가족을 위해서도 ‘종일 방문요양’의 이용 개선과 가족수발자를 위한 가족상담지원도 강화되었다.

가족상담지원은 가족 수발자가 경험하는 신체, 정서, 사회적 부담부양을 지원하기 위해 정신건강간호사와 정신건강사회복지사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2015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어 시행되어지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돌봄 강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그동안 방문요양 위주의 재가서비스 제공 구조에서 이용자 중심의 제공체계인 통합재가 예비사업이 금년 8월부터 시작되었다. 통합재가급여는 하나의 장기요양기관에서 수급자의 상태와 욕구에 따라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의 팀워크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병원진료 등 이동, 외출 시 필요한 이동지원서비스 시범사업과 가족이 어르신을 일시적으로 돌보기 어려운 경우 주야간 보호기관에서 일정기간 동안 돌봄을 제공 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서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커뮤니티케어를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가 현실화되면서 제도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 우리의 부모들에 대한 돌봄의 사회화로 노후가 행복한 울타리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질 개선 및 지속적인 대상자 확대, 공공기반 장기요양기관 확충, 안정적 보험재정 확보와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처우개선 등 많은 숙제들이 우리의 노력을 기다리고 있지만 국민과, 정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합일점을 찾으며 각자의 역할을 다 함으로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모두의 100세 인생이 축복받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이 고령화시대의 사회 안전망으로 국민 곁에서 더욱 발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박인숙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사하지사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