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희 수의사 /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수의 전문강사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아내와 광안리 해변을 찾았다. 키우는 녀석도 데리고 나왔으면 좋았으련만 하는 미안함이 들었다.

광안리나 해운대 해변을 자주 찾는편인데, 이곳에 오면 다른 장소보다도 다양한 견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날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푸들, 시추, 뿐만 아니라 보더콜리, 볼조이,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가 산책을 나와 있었다.

예쁜 강아지를 보면 사람들은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고, 우선은 어디서 분양을 받을지 생각해 볼 것이다. 입양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애견샾, 유기견 보호소, 전문브리더, 개인 등이 있다. 그중 아무래도 제일 쉬운 경로가 개와 고양이가 잘 진열 되어 있는 애견샾 이나 애견분양을 함께하는 동물병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곳에서 분양하는 동물들은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애견농장에서 번식해 경매장을 통해 공급되고 이를 보호자가 돈을 주고 데리고 오는 것이다. 물론 아주 간혹 농장이 아닌 개인 번식을 통해 분양한다고 광고하는 애견샵도 있으나 보기 드물고 신뢰하기가 어렵다는게 개인 소견이다.

동물생산업 허가문제로 현장조사차 방문한 개농장이나 고양이농장은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처참해 보였다.

실제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제일 많이 고발 당하는 곳이 동물생산업장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까지는 간단한 등록만 하면 동물생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신고제’였지만 지금은 해당 시설규정이 강화되고 ‘허가제’로 바뀐 상태이다.

반려동물문화가 많이 발달한 외국의 경우는 전문적인 소규모의 브리더만이 정식으로 동물을 키워 분양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비전문적인 일반인이 동물을 키우고 분양을 하고 있는 형태라 일반인이 보는 시선에서는 학대로 보이는 ‘공장’ 형태의 생산업장과 같은 맥락으로의 동물판매업이 이어져 오고 있다.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인해 현재는 동물판매업 개설이 되지 않은 개인이 분양을 하는 것은 법에 저촉이 되니 주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견샾 에서 분양을 가장 많이 받는 이유는 쉽게 다양한 견종을 한눈에 비교해서 바로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견종들은 저마다 다양한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보호자는 아이를 입양해 오기 전 많은 사항들을 고려해 보아야만 한다.

나의 생활패턴, 성격, 삶의 여건 등과 견종의 특징 등을 정확히 알아보고 궁합이 잘 맞는 견종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혹하여 견종의 특성을 모른 채 막연히 ‘저 개를 키우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덥석 입양했다가 유기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털이 너무 많이 빠진다거나, 짖음이 심하거나, 에너지가 넘치는 견종, 또는 작고 귀여운 겉모습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맞추려고 계획적으로 너무 약하고 작게 생산되다보니 분양 후 보호자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잦은 질환이 생기는 경우 등이다.

하나의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입양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정보를 얻어서 진정한 반려자로서의 동물가족을 입양했으면 한다.

글 /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수의 전문강사 '김용희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