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희 수의사'

부산에 정착한 지 일년 남짓이 되었다. 운동삼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온천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여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지난 주말... 매일 최고온도를 갱신하고 있는 날씨임에도 짬을 내어 와이프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온천천을 향했다.
평상시와 같은 코스였는데 언제 생긴건지 반려동물 놀이터 라는 푯말과 함께 조성되어진 자그마한 공간이 내 눈에 들어 왔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으로써 첫인상은 많이 아쉬웠다.
일반 공원의 산책로에서 목줄을 하고 산책 하는 것과는 달리 놀이터라고 하면 아무래도 아이들이 맘껏 자유롭게 뛰고 놀게 하고 싶은 공간일 것이다.
허나 내 눈앞에 그곳은 반려동물 놀이터라는 푯말이 부끄러울 만큼 작은 공간에 공원수 보호 펜스라고 여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옹색해 보였다.
입장 시에도 별다른 관리나 제제가 없었다.
부산시에서 편리성이나 접근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공간을 마련한 것일 테지만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수의사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밖에 만들지 못했을 부산시의 입장도 이해는 되었다.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의 동물관련 시설은 혐오시설이라고 규정할 수 있겠다.
tv에 나오는 개시장이나 유기견보호소만이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반려견이 많이 모인 장소자체가 혐오시설로 여겨져 민원이 많이 발생하여 공무원이 정책을 추진할 때 가장 힘들어진다.
민원 발생이 계속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찾기 힘든 외진 장소나,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 지자체에서는 반려견 놀이터에 방문하는 반려인들에게 행동교정이나 펫티켓 교육을 같이 실시하여 비 반려인과의 마찰을 줄여 나가고 예산의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반려동물 놀이터에는 관리인이 상주하여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귀여운 반려동물들이 하루종일 장난치고 생활하는 것 만 틀어주는 인터넷 방송에 구독자 수가 엄청나다. 개는 물론 고양이나 새 등을 보고 체험 할 수 있는 카페도 허다하다.
반려인 뿐만 아니라 비 반려인들도 아이들이 맘껏 뛰고 놀고 장난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지고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뿐만 아니라 일상에 지친 일반인에게도 일종의 매개치료 역할을 하고 사람들이게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견 놀이터도 인식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반려인들만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거부감을 느끼는건 아닐까?
반려인과 비 반려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 된다면 비 반려인의 민원발생으로 인한 문제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통적으로는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고 김해시의 경우 동물화장터까지 포함된 종합위락시설을 계획 추진해 나가고 있고 부산경상대의 경우 동물보건학과에서 부설로 반려동물유치원을 개설하여 수의사, 행동교정사, 반려동물관리사등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설을 만들어 가고 있어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꾸며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런 시설들이 잘 운영하여 반려인뿐만 아니라 비반려인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인식 변화가 더 되길 바란다.​

글 /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수의 전문강사 '김용희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