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쏜살같이 달려올 때

                                                공 복 자

▲ 사진 제공, 한일교 / 사진작가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데도
자동차가 쏜살같이 달려올 때
나는 멈출 수밖에 없다.
무슨 이유인지 신호등이 가까운데도 저리 달릴까?
집에 무슨 사고가 났을까?
아이가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을까?
아내가 쓰러진 걸까?
도주 차량일까?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데도
자동차가 쏜살같이 달려올 때
나는 멈출 수밖에 없다.
무슨 이유인데 저리 달릴까?
순간 위험을 느꼈기에 멈출 수밖에 없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멈추지 않는다.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는데도
자동차가 쏜살같이 달려올 때
나는 멈추었다.
그도 멈추었다.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그가 섰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내 심장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내가 건넌다

* 작가 노트

▲ 공복자 시인

자연에도 질서가 있다. 사회도 질서가 있다. 찬물 먹는데도 순서가 있다고 했는데 요즘은 순서가 바뀐 시대에 살고 있다. 순서란 질서이지 않을까? 꼭 법이 아니라도 지켜야할 질서가 있을 텐데. 질서가 깨질 때 소리가 나고 세상은 소란스러워진다. 질서 속에 평화로운 세상을 나는 소망한다.

* 공복자 시인은 시인이자 포토 아티스터이다. 월간지 <문학21>로 등단하였다. 부산문인협회 홍보과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부산가톨릭문인협회 전산홍보실장을 맡고 있다. 부산가톨릭문인협회에서 뽑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개인 시집『영혼의 울림』 『낙동강가에서』 『행복한동행』공저 『풀꽃 피는 언덕』 외 다수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