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종환 시인, 『나의 삶 나의 시』 연재를 시작하며

《부울경뉴스》에서는 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획으로 시인의 삶과 그 삶에서 우러난 시인의 시를 독자에게 보다 가깝고 진솔하게 소개하기 위하여 『나의 삶 나의 시』지면을 새로 개설하였다.

이 지면의 기획 의도는 무엇보다도 시인의 삶의 이야기와 시인의 삶속에서 시가 어떻게 태어나 생명을 얻게 되는가를 시인이 직접 쓴 글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이른바 시인과 독자와의 가교역할이다. 나아가 독자들은 이 지면을 통하여 그 시인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지방 및 한국문단의 알려지거나 숨은 이야기도 부차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면을 열어갈 첫 번째 시인으로 변종환 시인께서 흔쾌히 응해 주셨다. 변종환 시인은 부산시인협회 제10대 회장,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제16대 회장 등을 역임하신 부산문단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원로중의 원로시인이다.
 

변종환 시인께서 엮어나갈 이 지면을 통하여 독자들은 시인 개인의 삶의 발자취와 시의 강물을 따라 부산문단의 형성과정과 발전사 및 나아가 한국문단이라는 큰 바다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연재를 앞두고 변종환 시인과 직접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는 조원희 부울경뉴스 인문학부 총괄편집국장이 맡았다.
조원희 국장이 묻고 변종환 시인이 답하다.

【Q】조원희 국장, 선생님, 반갑습니다. 먼저 저희 《부울경뉴스》에서 기획한 『나의 삶 나의 시』 연재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시력 50년이라고 했는데 그 느낌이 어마어마한 무게로 느껴집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저희 《부울경뉴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예상됩니다. 사뭇 기대가 큽니다.

【A】변종환 시인, 저는 50년이 넘도록 ‘시’라는 인연을 붙들고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1967년 늦가을에 출판사 《친학사(親學社)》의 기획출판 시집 『水平線 너머』를 상재하고 시에 대해 한걸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당시는 쟁쟁한 기성시인도 시집 한 권 내기가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어찌 보면 행운이었지요. 그럭저럭 세월과 함께 흘러온 것이 거의 한평생입니다.

【Q】조원희 국장, 저희 《부울경뉴스》에서 『시인의 삶 시인의 시』에 연재를 의뢰했을 때 흔쾌히 응해 주셨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변종환 시인, 먼저 이런 기회를 주신《부울경뉴스》에 감사드리면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시인이 언론매체의 풍부한 지면을 통하여 자신의 시와 생각을 진솔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그리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지요. 이 지면이 기획한 의도처럼 독자와 시인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Q】조원희 국장, 고등학교 때 벌써 『水平線 너머』라는 시집을 발간하여 이목이 집중되었을 것 같은데, 그때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A】변종환 시인, 부산상고 3학년 졸업시기가 가까워진 늦가을에 은사이신 조순 시인님의 주선으로 출판사의 경비부담으로 시집을 발간하게 되었는데, 주로 각종 백일장이나 대학의 문예공모전 당선작 위주로 실려 있습니다. 반응은 참 좋았고 기성 문인들의 격찬이 이어졌습니다. 제가 회장을 맡고 있던 부산시내 고교생 문예반 연합서클인‘부산문우회’에서도 앞장서 많은 역할을 하였지요.

【Q】조원희 국장, 고교시절 수많은 백일장을 휩쓴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의 심정과 포부는 무엇이었는지요.

【A】변종환 시인,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우선 기쁘고 보람찬 일이지요. 포부야 당연히 멋진 시인이 되고 문인이 되는 겁니다. 부산개성중학교 2, 3학년 때 연이어 한글날기념 부산시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하였는데, 당시 한국문인협회 부산지부장이신 청마 유치환 시인께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격려를 해주신 게 평생 좌우명이 된 것 같습니다.

▲ 조원희, 지리산 만월암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변종환 시인과 인터뷰하는 장면

 
【Q】조원희 국장, 말씀에 자주 회자되는 훌륭한 은사님이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분에 대해 조금만 언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변종환 시인, 제가 시 공부를 시작한 것이 중학교 때부터인데 문예반 지도 선생이셨던 이동섭 시인님, 부산상고 재학시절 은사이신 조순 시인님, 뵈올 때마다 격려해주신 청마 선생님은 잊을 수 없는 분들입니다. 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요.

【Q】조원희 국장, 문재(文才)를 인정받아 경희대 특채로 입학하게 되었음에도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그때의 아픔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요.

【A】변종환 시인, 부산상고 3학년 재학 당시, 서울의 여러 대학에서 ‘고교생 문예작품콘테스트’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경희대학교‘전국고교생문예작품공모전’에서 희곡부문 당선을 했습니다. 그때 정호승 시인께서도 시 부문 당선으로 함께 인연을 맺었지요. 당선 입상자에게는 문예특기 장학생으로 특전이 주어졌습니다. 가슴 아픈 얘기는 그만 하겠습니다.

【Q】조원희 국장, 시인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청마 유치환 선생님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지요.

【A】변종환 시인, 청마 선생님의 격려말씀은 저에게 ‘평생좌우명’이 되었다고 말했지요. 앞에서 말씀드린 은사님들의 영향도 큽니다. 어려운 시절에 고난과 외로움을 견디며 자신을 달랠 수 있는 것으로 시의 역할은 컸습니다.

【Q】조원희 국장, 강물이 발원지에서 나와서 바다로 가기까지 수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그 차이는 있어도 삶의 파고는 쉼 없이 일어납니다. 이번에 부울경뉴스가 기획한 『시인의 삶 시인의 시』를 어떻게 연재해 나갈지 대략적으로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변종환 시인, 강물이 바다에 이르기까지 좌우를 부딪치고 앞 강물을 따라가고 뒷 강물에 떠밀려가듯이 우리의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와 인생살이는 떨어질 수 없는 동질의 관계입니다. 모두가 글감이고 소재이겠지요.

【Q】조원희 국장, 여쭙고 싶은 것은 많으나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리면 궁금증이 해소되어 정작 독자들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웃음). 인터뷰에 친절하게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문운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변종환 시인, 고맙습니다.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부울경뉴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앞으로 연재해 나갈 제 글을 통하여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이 나타나면 더 큰 기쁨이겠습니다.

※ 인터뷰 및 정리 : 조원희 부울경뉴스 인문학부 총괄편집국장

― 기사 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