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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조선영, 점묘하는 겨울 들녘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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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9  08: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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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묘하는 겨울 들녘

                                                조 선 영 

   
 
얼음 박힌 벼이삭 그루터기를 밟으며
빈사의 겨울 들녘 저 홀로 걷노라면
혹한에 숨죽여가며 보리 싹들이 자라고

길섶에 애잔하게 흔들리는 강아지풀들
북풍도 떨다 새는 얼음 꽃 검불 속에서
참혹한 계절을 지나 마른 홀씨로 섰는데

일순간 무채색의 하늘을 박차고
점점이 깃을 치는 한 무리 가창오리 떼들
한 폭의 점묘화 속에 한 점으로 박혀도 보리

*작가 노트  

   
▲ 조선영 시인
어린 시절 고향 들녘에 보리가 싹을 틔울 때쯤이면 철새들의 군무가 장관이었다.
요즘은 그 장관을 만나기가 힘들다. 파종한 보리를 먹이로 삼고 새까맣게 날아들었다. 황홀한 석양에 벌어지는 겨울 풍경을 이젠 사진으로나 만나는 지금이다.

점묘하는 새들을 보노라면 미술가들의 화폭에 점을 찍어 풍경이나 인물 그림을 완성하는 점묘화 기법이 생각난다.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이 점묘법으로 그려졌다. 쇠라는 주황색을 표현할 때 빨강 점과 노랑 점을 찍어 멀리서 보았을 때 주황처럼 보이도록 물감을 섞지 않고 원색 그대로 작은 점을 찍어서 색채가 혼합되어 보이도록 했다고 한다.

문학도 미술과 접목을 해보면 시적인 사유가 깊어진다. 겨울이면 날아오던 수많은 철새 떼들 다 어디로 갔을까. 오염된 환경 탓일까. 걱정스럽다. 요즘은 조류독감을 몰고 오는 철새 떼를 사람들이 반기지 않는다. 주로 조류에게 유행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병. 조류 인플루엔자라고도 한다. 조류의 콧물이나 호흡기 분비물, 대변 등에 접촉한 가축들이 감염되는 질병 탓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내 고향 들녘으로 돌아오던 철새 울음소리가 그립다.

조선영 시인은 경남 창원 출생으로 『현대시조』, 『새시대문학』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부산시인협회 편집위원,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상과 정과정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는 『천마도에 대한 상상』외 다수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 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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