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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작시> 김여경, 아버지의 일상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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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9  1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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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상

                                                 김 여 경

   
 
동트는 문설주를 바라보며
고단한 몸을 일으키시는 아버지
끌린 듯 일터로 가신다

이른 봄날 새싹처럼
기운 밀치고 올라오는
젊은 후배의 능력 앞에
아버지는 주눅 들어서인지
가슴을 자꾸 쓸어내린다

오직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가족들 생각에
낡은 구두의 기울어진
밑창처럼
두 어깨에 짊어진 짐이 버겁고
고달파도
아버지는 울 수가 없다

땅을 보고 허공을 바라보며
가슴으로 울 수밖에

언제쯤 손 놓으시려는지
타들어가는 애타는 마음으로
한두 해를 더 견디려고
날마다 날마다 가쁜 숨 몰아쉬며
그 가슴 쓸고 계신다.

*작가노트

   
▲ 김여경 시인
세상의 아버지들, 중년의 아버지들이 묻습니다. 가장으로서 오로지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한다는 일념으로 어떤 설움과 수모도 견뎌가며 강건한 척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열심히 일한 게 죄가 되는지…

왜 중년의 은퇴한 아버지들은 이리 치고 저리 치며 삼식이라는 별명까지 붙어 조롱을 당해야 하나. 왜 아내와 자식, 며느리와 개새끼 눈치까지 보며 거리로 공원으로 지하상가 쉼터로 내몰려야 하나. 세상의 엄마들은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오직 자식들 잘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뼈빠지게 일만한 아버지는 돈 벌이는 기계에 불과한 것인가.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아버지들.

우리는 아버지의 잃어버린 청춘과 가슴으로 쏟아낸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을 먹고 늘 따뜻한 양지로 살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자리이며, 가장 힘든 자리. 그렇다고 함부로 박차고 나갈 수 없는 아버지의 자리. 이제 더 이상 아버지의 자리가 외롭지 않게 아버지의 거룩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아버지가 우리에게 그러했듯이 우리가 튼실한 바람막이가 되어드리자.

세상 모든 아버지가 다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가족들의 인생 항로를 비추는 꺼지지 않는 등댓불이 되시길 염원하며, 사명을 다한 가시고기의 위대한 여정처럼 아버지 당신들이 걸어오신 모든 발자국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

김여경 시인은 월간 『한국시』 시 부문, 『문학과 의식』 수필 부문으로 등단하였으며 사) 강변문학낭송인협회 편집장, 부산북구문인협회 사무국장 및 편집장을 맡고 있다. 실상문학 작가상 등 다수를 수상하였고, 시집은『봄까치꽃』등을 상재하였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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