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김 숙 이

당신은 가로등입니다
삶이 막막하고
힘들기만 해서
빛 한줄기 찾고 싶을 때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하구나
환한 미소를 주었습니다
어스름 뒤에 오는 해맑음
깨달은 사람만이 가치를 압니다

긴 골목 지나는
미로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운명처럼 버티고
건강한 곳으로 이끌어 주신 당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늘한 고독에
빛을 가져다 준
고마운 밝음입니다.

* 작가노트

▲ 김숙이 시인

 모임에서 화려한 이야기들이 들릴 때, 나 혼자만이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좋은 시를 생각하면서 씁쓸함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프란시스 잠의 <검소한 아내를 맞기 위한 기도>같은 시로써 위안을 삼았다. 시는 나를 성찰하게 하고, 어려울 때 방향을 제시해주는 불빛이고, 영혼을 치료하는 치유제였다.

김숙이 시인은 대구출생으로 시집 『새는 뭍에서도 꿈을 꾼다』(2004). <천상병문학제>에서 시사문단 문학상 대상 수상(2005), 논문집 『백석 시 연구』(2011)를 펴냈다.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박사학위를 취득 한 후, 현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일일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