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다운 피서는 여행을 해야 제 맛이지만 가까이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선다면 도서관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남구의 첫 번째 공공도서관인 도산도서관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청소년, 더위를 피할 줄 아는 ‘고수 주부’들로 넘쳐난다.

평일하루 350여명, 주말이면 900여명에 이르는 등 지난 3월 개관 이후 벌써 6만명에 이르는 이용객들이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대출 건수만 해도 6만5천권에 이른다.

도산도서관 하나로 인근 동네가 책 읽는 마을로 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더위만 피한다면 여름철 피서지로는 부적합하다.

하지만 도산도서관은 유아(4~7세)들을 위한 동화구연과 주부들을 위한 애니어그램 강좌, 최신 영화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용객들을 맞는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동화구연으로 동화구연가의 다양한 율동과 역할극이 곁들여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애니어그램 강좌는 9가지 성격의 자녀들을 대하는 지도법과 대화법을 주부들에게 가르쳐 주부들로부터 반응이 뜨겁다.

일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시청각실은 최신영화를 보기 위해 전쟁을 치른다. 35석 남짓하던 좌석을 50석으로 늘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혼자서 조용하게 영화감상을 하려면 도서관 내에 ‘북카페’나 ‘디지털실’을 이용하면 된다. 두시간 가량 도서관에 비치된 최신 컴퓨터로 웹서핑은 물론 DVD를 대여해 영화감상을 할 수 있다.

이도 불편하다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3층 모든 공간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이용하면 된다.

이 곳에서는 책을 읽던 음악을 듣던 영화를 보던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 그만이다. 국적이 불분명한 내 집 속의 나라 ‘방콕’을 벗어나, 도서관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즐겨보자.

김동학 문화체육과장은 “더위를 피하고 문화적 여유도 즐길 수 있어 최근 방학기간을 맞아 많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며 “여름휴가철 '바캉스 스트레스'만 채워오지 말고 진정한 휴식을 위해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도서관으로 피정(避靜)을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