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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영축산탐방기영축산~신불평원의 억새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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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2.15  1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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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계획을 몇 번을 변경한 끝에 오랜만에 일요일 하루를 푹 쉬며 집안 청소도 하고 못다한 몇 가지의 일을 하려고 하였다.


아침이 되자 출입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처음에는 초인종을 누르고 다음에는 문을 흔들고 소리를 친다. 엄마가 울집에 올 때에 하는 행동이다. 잠시 같이 있다가 놀아주질 않자 집으로 올라가셨다. 이때부터는 정신이 말똥하여 밖을 보자 너무 맑은 하늘이라 잠자고 있는 마눌님을 두고는 급하게 챙겨서 나왔다. 제과점에서 샌드위치 하나와 노란색의 우유를 배낭에 넣고는 시내를 달려 도시고속도로에 올라갔다. 출발 전에 목적지를 네비로 찍자 약 77킬로 미터의 거리다.


양산휴게소에 들러서는 아침을 먹기 위하여 서성거렸다. 뭘 먹을까? 마땅한 것은 없고 돈까스를 주문하였다. 이젠 입맛도 조금씩 달라지는 듯, 피자나 햄버거 빵, 이런 류의 음식에 거부감이 들지를 않는다.


지난번에 왔었던 에덴벨리 골프장을 지나 한창개장을 서두르는 스키장을 바라보자 기계로 하얀 눈을 뿜어내고 있다. 온도가 영상 3도인데 금방 녹을 것 같지만 엄청난 기계의 힘으로 뿌려대는 눈은 페인트를 칠하는 듯 보인다.


꼬불한 긴 내리막길을 다 내려오자 사거리다. 밀양을 가는 길이 보인다. 배내골로 가는 길을 따라 지난번의 그 아름답던 낙엽이 날리든 길은 깨끗하여 티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앙상한 가지들의 모습은 겨울의 모습이다.


태봉가든 옆길로 가면 신불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있다. 그곳으로 가다가 좌측에 보이는 작은 장안사 절 앞의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는 청수골산장쪽으로 가자 도로와 교량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을 가로질러 산장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물레방아엔 고드름이 주루루 달려있다. 그곳을 지나가자 염소울음소리가 들린다. 나도 흉내를 내어본다. “음~ 메~에~”


옆에 있는 개가 막 짖어대어서 정신이 없다.


염소는 나와는 인연이 깊은 동물이라서 정감이 더 간다. 새벽엔 꿈도 염소 꿈을 꾼 것 같다. 이놈들을 보기 위한 것인가~


곧이어 청수좌골과 우골로 가는 갈림길이다. 청수좌골로 가는 길이 오늘 가는 방향이다. 우측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낙엽 길을 따라서 간다. 작은 새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우측의 산봉우리에서 태양이 있고 앙상한 가지만이 있는 길, 산악회에서 달아 둔 리본을 따라서 간다.


어디쯤인가 사람의 웅성거림이 있다. 쉬고 있는 할아버지 네 분이 일어서서 간다. 맨 앞의 할아버지의 배낭은 낡았고 두 분의 배낭은 깨끗하다. 맨 마지막에 걸어가는 할아버지는 쇼핑백이다. 그 속에는 점심을 넣었는지 검은 비닐로 뭔가 사서 넣은 것이 보인다. 너덜지대를 어렵게 비틀거리며 작은 나무를 꺾어서 지팡이를 하고 가는데 불안해 보인다. 뭔가 딴 목적으로 가시는가 싶어 물어보자 산에 그냥 간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처럼 같은 취미를 할 수가 있을까? 돈 명예 또 건강 ~


세월이 흘러 더 늙어지면 어떤 삶일까? 어릴 적에 느끼는 어른의 불안함일까? 막상 살아보니 그게 그거고 그것이 그거라서 생각을 안 해도 되는 걸까?


뭔가 부족함이 많다.


오늘의 화두는 뭘로 잡고 늘어질까~


멍함이냐 아니면 맑은 하늘아래 억새인가~


기이한 나무뿌리도 보인다. 등산로에 돌출된 뿌리와 아주 질긴 생명력을 보이는 뿌리, 나무몸통이 돌에 기대어있는 것과 돌 틈으로 자란 나무가 돌과 한 몸이 된듯한 것도 보게된다.


가끔씩 보이는 커다란 소나무, 도대체 몇 살이나 되었을까?


아마도 이백년은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백년~


커다란 흉터가 있는 소나무들을 여럿 지나쳤다. 숲 속으로 사진을 찍기 위하여 내려가자 섬찟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뭔가 증오의 기운 같은 거랄까? 오래 전 일제시대 때 송진을 채취하기 위하여 많은 소나무들을 괴롭혔다는데 그때 한 것일까?


쭉쭉 뻗은 참나무들 사이로 하늘이 너무나 푸르다.


그 맑음은 사진으로도 표현이 안 된다.


듬성한 숲 속으로 보이는 참나무들은 기운차다. 참나무 숯을 만들기 위하여 보통 울창한 곳에 들어가면 오래 전에 돌로 만든 숯을 굽는 장소를 보게 되는데 이곳에도 보였다.


왁자하게 걸어가면 이것저것 볼 수가 없는데 조용한 길은 온갖 것이 다 보인다.




개활지에 올라서자 모든 생각이 다 날아가버린다.


맑고 깨끗한 하늘과 주위풍경은 쨍함 그대로이다. 원시적 자연의 아름다움이랄까, 저 멀리 신불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개미때 보다 더 작아 보인다.


색깔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넓은 억새의 평원은 고요함과 평화가 가득한 행복한 곳이다. 바람도 별로 없고 포근한 날씨가 더 온화한 분위기를 만든다.


고랑의 한 곳에서는 수군수군하는 소리가 들린다.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다. 김치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아침을 늦게 먹은 탓인지 배는 고프질 않다. 이곳으로는 많이 왔지만 청수좌골에서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 억새밭을 아래에서 위로 보게 되는데 넓은 억새밭을 걸어가는 기분은 능선을 탈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다.


영축산 정상에 갔다가 갈려다가는 되돌려서 신불재로 바로 가기로 한다.


한없이 평화로운 환상의 길이다.


영축산 아래의 계곡엔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불이 났나 싶었지만 얼마지 않아서 잦아든다.


신불산 정상을 바로 코앞에 두고는 하산 길로 내려가는 아쉬움이 있다.


오늘 몇 시간을 걸으며 먹은 거라고 해야 생수 한 통과 사과 하나밖에 먹지를 않았다. 아침에 사둔 샌드위치는 먹을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올해 들어서 신불산 케이블카 추진을 한다는 것을 지방신문에서 보았다. 울주군에서 산악관광벨트화하는 내용인데 영남알프스라는 이곳에는 1000m가 넘는 거대한 산봉이 울주군에 속한 것이 7개가 있다.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 난 어느 곳에도 찬성도 반대도 없다. 신불산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등산에 자신이 별로 없는 사람도 쉽게 이곳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걸어서 땀 흘리며 올라오는 보람이 감해지는 듯하여 아쉬움이 있다.


어슬렁 거리며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 산악회에서 왔는지 길이 아닌 곳을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고 땀이 맺힌 산행대장인 듯한 사람이 길에서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라고 지시를 하는데 아마도 길이 아닌 곳으로 간 모양이었다. 농담 삼아서 도토리 주우러 들어갔냐고 한마디 던지고 내려왔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다 내려서서는 매표소를 지나 청수골 산장으로 내려오자 간판에 보이는 흑염소라고 적혀있는 것이 보였다. 아까 올라갈 때 보았던 염소가 요리를 하기 위하여 두었던 것 같아서 고기는 좋아하지만 좀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저녁엔 작은형님과 형수님이 엄마와 저녁식사를 위해서 오신다니 어정거리지도 않고 차를 몰았다. 아침에 지나쳤던 스키장을 보자 아주 많은 눈이 쌓여있다. 온도계를 보자 영상 8도이다.


2007년 12월 9일 일요일


11:10 장안사 앞 주차장 산행시작

14:30 신불재

15:20 휴양림

15:40 산행시작점 도착


글과 사진 / 김어수님



http://kijangnews.yes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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